상장사 신사업 진출, 에너지·로봇에 쏠렸다…신재생에너지 1위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10.12 08:29  수정 2026.10.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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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00대 상장사 신규 사업목적 분석…에너지 분야 31.1%로 최다

신재생에너지 18.9%·로봇 11.3%…AI·ICT 분야도 각각 12.3% 차지

대기업일수록 신사업 다각화…상위 500개사 사업목적 수 하위사 1.6배

한국경제인협회ⓒ연합뉴스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와 로봇 등 신산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에너지와 제조·모빌리티 분야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


12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자산 1000대 상장사 신규 사업목적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산 상위 1000대 상장사가 올해 정관에 새롭게 추가한 신산업 관련 사업목적은 총 106건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에너지가 31.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제조·모빌리티(19.8%), AI(12.3%),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12.3%) 순이었다. 이들 4개 분야의 비중은 전체의 75.5%에 달했다. 그 밖에 융합지식서비스(7.5%), 소재·부품(6.6%), 반도체·디스플레이(3.8%), 바이오헬스(3.8%), 환경·스마트 농축수산(2.8%) 등이 뒤를 이었다.


세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18.9%(20건)로 가장 많았다. 로봇이 11.3%(12건)로 2위를 차지했으며 소프트웨어 응용·사이버보안이 8.5%(9건)로 뒤를 이었다. 이어 지식서비스(6.6%), AI 융합서비스(5.7%), 데이터 분석·컴퓨팅(5.7%)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6개 세부 분야가 전체 신규 신산업 사업목적의 56.7%를 차지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진출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탄소중립 정책과 재생에너지 조달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경협은 지난해 11월 확정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같은 해 9월 발표된 정부의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 등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확대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신산업 진출 전략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자산 상위 500개사 가운데 신산업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 기업은 32개사로, 총 67건을 신설했다. 기업당 평균 2.1건이다. 반면 하위 500개사에서는 29개사가 총 39건을 추가해 기업당 평균 1.3건을 기록했다. 상위 기업의 평균 신산업 사업목적 수가 하위 기업보다 약 1.6배 많은 셈이다.


진출 분야의 다양성에서도 격차가 확인됐다. 상위 500개사의 신규 신산업 사업목적은 에너지(28.4%), ICT·디지털(17.9%), 제조·모빌리티(16.4%), AI(16.4%), 융합지식서비스(10.4%) 등으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반면 하위 500개사는 에너지(35.9%)와 제조·모빌리티(25.6%)가 전체의 61.5%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특정 산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


세부 분야의 진출 범위 역시 상위 기업이 더 넓었다. 상위 500개사가 사업목적에 추가한 신산업 세부 분야는 22개로, 하위 500개사(15개)보다 약 1.5배 많았다. 상위 500개사는 신재생에너지(16.4%)에 이어 소프트웨어 응용·사이버보안(13.4%), 지식서비스(10.4%), 로봇(9.0%), 데이터 분석·컴퓨팅(9.0%) 등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주요 5개 세부 분야 가운데 소프트웨어 응용·사이버보안, 지식서비스, 데이터 분석·컴퓨팅 등 소프트웨어·서비스 기반 분야의 합산 비중은 32.8%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500개사는 신재생에너지(23.1%)와 로봇(15.4%)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밀의료, 반도체, 항공·우주·방산도 각각 7.7%를 기록했다. 주요 5개 세부 분야 가운데 신재생에너지·로봇·반도체·항공우주·방산 등 하드웨어 기반 사업의 합산 비중은 53.9%에 달했다.


이는 자산 규모가 큰 기업들이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확장을 모색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설비와 제품 중심의 신산업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정관상 사업목적 추가가 실제 투자나 매출 발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규 사업목적은 기업이 향후 관련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향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분석은 2025년 말 자산 기준 상위 1000대 상장사의 2026년 정관 변경 사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금융업종과 공공기관은 제외했으며, 기업 인수·합병에 따른 사업목적 추가도 분석에서 제외했다. 신산업 분류에는 정부 혁신성장 정책금융협의회의 '혁신성장 공동기준'을 적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이번 분석 결과, 우리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확장이 신재생에너지·로봇 등 일부 분야에 집중되어 있고, 기업 규모별로도 신산업 진출의 범위와 양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다양한 신산업 영역에 도전적으로 진출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 신산업 규제 샌드박스의 실효성 제고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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