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미뤄졌지만, 내 편은 바로 옆에…플레어 유 ‘웨이 투 유’ [MV 리플레이 (54)]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10.11 14:04  수정 2026.10.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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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스무디도 곰 인형도 타이밍 실패…뜻대로 풀리지 않는 짝사랑

고백을 돕던 최립우, 풀이 죽은 강우진을 다시 일으킨 농구공

‘친구는 오늘까지만’이라는 노래 뒤에 남은 단짝의 우정

쇼츠, 릴스 등 짧은 길이의 영상물들만 소비되는 현재 가수가 곡 안에 담아낸 상징과 그들의 세계관, 서사를 곱씹어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아티스트가 담아낸 ‘작은 영화’인 뮤직비디오를 충분히 음미해보려 합니다. 뮤직비디오 속 이야기의 연출, 상징과 메시지를 논하는 이 코너를 통해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재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려는 하루가 번번이 어긋난다. 옷을 바꿔 입어도, 음료를 준비해도 타이밍은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풀이 죽은 소년에게 마지막으로 다가오는 것은 짝사랑 상대의 대답이 아니라 친구가 던진 농구공이다.


플레어 유(FLARE U)가 5월 13일 발매한 첫 미니앨범 ‘유스 에러’(YOUTH ERROR)의 타이틀곡 ‘웨이 투 유’(WAY 2 U)는 친구에게 느낀 사랑을 깨닫고 상대를 향해 달려가는 노래다. 뮤직비디오는 여기에 짝사랑을 돕는 단짝의 이야기를 더했다. 고백의 주인공 강우진과 그의 지원군으로 나선 최립우가 캠퍼스에서 보내는 하루는, 사랑을 시작하려던 과정에서 우정을 확인하는 청춘물이 된다.


ⓒ플레어 유 ‘웨이 투 유’ 뮤직비디오
줄거리


뮤직비디오는 농구를 하던 최립우가 곰 인형을 발견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강우진은 유세라라는 친구에게 “잘 잤어?”라는 메시지를 보내지만 돌아온 답장은 “몰라 나 기분 별로야”. 강우진의 표정도 어두워진다.


최립우는 강우진의 연애 상담사를 자처한다. 친구의 옷차림을 바꿔주며 고백을 돕지만 강우진의 하루는 좀처럼 매끄럽게 흘러가지 않는다. 신발이 흙탕물에 빠지는가 하면 여학생의 자리에 놓아둔 딸기 스무디는 다른 사람의 가방에 치여 떨어진다.


최립우는 다시 기회를 만든다. 종이를 던져 강우진에게 여학생의 자리를 알려주고 앞서 발견한 곰 인형을 건네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번에도 타이밍을 놓친다. 마음을 전하려던 시도는 거듭 빗나가고 고백은 다음으로 미뤄진다.


농구장에서 풀이 죽어 있는 강우진에게 최립우가 공을 던진다. 강우진은 몸을 일으키고 두 사람은 함께 농구를 즐긴다.


ⓒ플레어 유 ‘웨이 투 유’ 뮤직비디오
해석


‘웨이 투 유’의 가사는 상대를 향해 곧장 달려간다. 휴대전화의 진동으로 시작된 감정은 신호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커지고 친구로만 지내던 관계를 바꾸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진다. 반면 영상 속 강우진은 자꾸 멈춰 선다. 옷차림을 정돈하고 선물을 준비해도 상황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연이어 어긋나는 시도는 앨범명 ‘유스 에러’와도 연결된다. 앨범 소개에서 말하는 오류는 틀리고 넘어지며 시행착오를 겪는 청춘의 상태다. 영상은 이를 흙탕물에 빠진 신발과 떨어진 음료, 놓쳐버린 타이밍처럼 일상적인 사건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최립우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그는 강우진의 옷을 골라주고 상대의 위치를 알려주며 고백할 기회를 함께 찾는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뒤에는 농구공을 던져 친구를 다시 일으킨다. 고백을 성사시키려던 도움은 친구가 실망한 하루를 털어낼 수 있도록 함께 노는 모습으로 바뀐다.


이 결말은 “친구는 이제 오늘까지만 그만둘 거야”라는 가사에도 재미있는 대비를 만든다. 가사에서 그만두려는 것은 짝사랑 상대와 친구로만 지내는 관계다. 영상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것은 최립우와 강우진의 단짝 관계다. 같은 ‘친구’라는 단어가 서로 다른 관계를 가리키면서, 연인이 되고 싶다는 노래의 결심 뒤로 친구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남는다.


따라서 이 하루를 실연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사랑의 결말은 열려 있고 두 친구에게는 다음 기회가 있다. 고백에 성공해야만 행복하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이 영상의 다정함이다.


ⓒ플레어 유 ‘웨이 투 유’ 뮤직비디오
총평


‘웨이 투 유’는 캠퍼스 로맨스에 단짝의 조력을 더해 두 멤버의 호흡을 드러낸다. 강우진의 짝사랑을 따라가면서도 최립우가 어떻게 돕고, 일이 풀리지 않은 뒤에는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마지막 농구 장면에 이르면 짝사랑 상대만 바라보던 이야기의 시선이 두 친구에게 돌아온다.


음악은 이 이야기를 경쾌하게 받친다. 통통 튀는 플럭 리프와 리듬에 하이퍼 팝의 잘게 끊기는 듯한 전자음, 플러그 앤드 비의 그루브를 더한 하이브리드 팝 사운드는 설렘과 분주함을 함께 전달한다. 최립우의 맑고 부드러운 음색과 강우진의 따뜻하고 청량한 음색이 어우러지며 연이어 발생하는 실수도 다시 웃을 수 있는 헤프닝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뮤직비디오는 열심히 준비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 날, 함께 궁리하고 다시 놀아줄 친구가 있다는 사실로 충분하다는 걸 보여준다. 플레어 유가 첫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것은 사랑을 향한 설렘과, 그 마음이 잠시 꺾여도 서로를 일으키는 두 사람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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