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념' 도입되는 만큼
예기치 못한 위험관리 필요성↑
단계적 실증·확산 도모하며
인프라 및 결제 시스템 구축해야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3차회의가 열리고 있다(자료사진). ⓒ금융위원회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토큰화 흐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해외에선 편익이 뚜렷한 영역에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인프라를 중심으로 토큰화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원을 통해 발표한 '자본시장의 토큰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자본시장 토큰화의 도입 방향과 과제를 제시했다.
규제 명확성을 높이고, 주요 활용 영역에 대한 단계적 실증·확산을 도모하면서 토큰화 시장 인프라 및 결제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토큰화란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분산원장에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생성·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토큰화를 활용하면 자산의 거래·결제·이전 등에 수반되는 일련의 절차를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
동기화되는 원장을 참가자들이 공유하는 만큼, 기관 간 정산(reconciliation) 작업 등으로 인해 발생하던 복잡한 절차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거래·결제 구조와 시장 간 연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예상 밖 변수나 위험 관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대되는 편익뿐 아니라 금융 안정 및 시장 운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레버리지와 상호연계성 등 기존 금융시스템에서도 나타나는 취약성이 스마트계약을 통해 여러 금융거래가 복잡하게 연계되면서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토큰화 자산이 담보나 다른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으로 활용되고 복수의 스마트계약이 맞물릴 경우, 과거엔 별도로 이뤄지던 차입·거래·위험관리가 하나의 구조로 묶여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평시에는 자산 활용도와 거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선 가격 하락이 추가 증거금 요구·담보 처분·차입 축소 등의 연쇄작용을 낳을 수 있다.
운영·기술적 측면에선 새로운 기술 활용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오류 및 보안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국채 토큰화부터 시작해야"
무엇보다 '새로운 개념'을 기존 시장과 연계해 도입하는 만큼, 실거래 기반의 파일럿 프로그램 추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위원은 "국채 토큰화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에 적합한 영역"이라며 "국채 토큰화 실증은 증권의 발행과 거래 처리를 넘어 담보 관리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인프라 기관과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정 연구위원은 "시장인프라 기관은 토큰화 시장의 신뢰성과 상호 운용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주체로 기능할 수 있다"며 "중앙예탁기관 등 시장인프라 기관이 기존 전자증권 인프라와 토큰화 시장을 연결하고 공통의 업무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별 사업자의 기술 및 서비스가 상호 연계돼 시장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시장인프라 기관이 측면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 연구위원은 "토큰화 증권의 이전과 대금 지급을 연계할 수 있는 중앙은행 화폐 기반의 결제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중앙예탁기관 등 증권시장 인프라 운영기관과 중앙은행이 협력해 토큰화 증권의 등록·관리체계와 중앙은행 화폐를 이용한 결제시스템 구축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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