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맞아?” 의심하는 시청자들… 길 잃는 예능가 [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10.07 08:59  수정 2026.10.0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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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자유 영혼 김민 향한 호평 뒤,

로드뷰 추적하며 진위여부 따져

예능을 보는 시청자들의 추리가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전현무가 카자흐스탄 알마티행 비행기표를 공항에서 즉흥적으로 끊은 것이 맞는지 의심하는가 하면, 자연인에 가까운 삶을 즐기는 김민의 구옥을 로드뷰로 추적하기도 한다. 깐깐해진 시청자들의 잣대 앞에서 예능가가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김민 편은 현재 예능가가 직면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90년이 된 집에서 보내는 자급자족 라이프를 공개한 김민은 이 방송에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사용하고 장작불에 고기를 구워 먹고, 오토바이 위에서 책을 읽는 등 독특하면서도 자유로운 일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나 혼자 산다’ 김민ⓒMBC 영상 캡처

자신의 취향껏 자유롭게 삶을 꾸려가는 그의 모습에 ‘나 혼자 산다’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 또한 “낭만 치사량 초과”라며 흥미와 부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다양한 ‘나 홀로’ 라이프를 소개하는 이유를 제대로 보여줬다며 ‘나 혼자 산다’의 의미를 짚는 반응까지 나왔다.


그러나 방송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민이 머문 집의 7월 로드뷰를 캡처해 방송과 로드뷰 속 풍경이 사뭇 다르다고 지적하며 “방송을 위해 꾸며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시청자는 주변에 전봇대가 있으며, 냉장고 등 여러 전자제품이 등장한 점을 들어 “일반 전기 대신 발전기를 사용하는 것 역시 작위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전봇대가 있어도 전기 계량기를 철거했을 수 있다”는 한전 직원의 의견까지 나오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방송에서 김민이 해당 집은 상시 거주하는 집이 아니라고 설명했으며, 한전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까지 등장하면서 김민 편의 조작 의혹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다만 앞서 불거졌던 전현무의 ‘즉흥 여행’ 설정 논란과 맞물려, 시청자들이 관찰 예능에 보내는 불신이 얼마나 큰지 뚜렷하게 느끼게 했다.


연예인들의 잘 짜인 일상에 지친 대중을 겨냥하는 일반인 예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인 부부의 위기를 다루는 JTBC ‘이혼숙려캠프’ 역시 부부 갈등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지나치게 심각한 사례를 부각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앞서 한 회차에서는 남편이 아내에게 욕설을 하며 컵을 던지고 탁자를 내리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이 담기는가 하면, 남편이 아내에게 “주변에 알리지 말고 (자살)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겨 비난받은 바 있다. 뇌전증 증상이 있는 아내를 향해 "왜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냐” 등의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에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법정제재 ‘주의’를 의결하기까지 했으나, 최근 회차에서도 남편이 아내와 말다툼을 하던 중 상을 뒤엎는 폭력적인 모습이 그대로 담겼었다.


결국 부부 갈등을 함께 고민하며 해결법을 찾아나가는 프로그램의 진정성 대신, 자극적인 재미에만 매몰됐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진정성 검증은 유튜브 콘텐츠도 피할 수 없다. 배우 한가인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영양제를 소개했다가 구매 영수증을 인증하기까지 했다. 고발유튜버 사망여우가 그가 소개한 영양제의 제품 효능이 과장됐다고 지적하며 과대광고 사례로 한가인의 알부민 소개 영상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한가인은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소개한 점은 신중하지 못했다”면서도 해당 영양제는 어떠한 대가나 협찬 없이 직접 구매해 사용한 제품을 소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계속되는 의혹에 과거부터 해당 제품을 구매한 영수증까지 인증하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방송이 보여주는 대로 시청하는 수동적인 시청자에서, 적극적으로 팩트를 체크하는 능동적인 시청으로 흐름이 바뀌는 모양새다. 물론, 작위적인 설정이나 거짓이 보는 이들의 몰입을 깨뜨리는 것은 사실이다. 사전 계획 없이 떠난 여행으로 소개했지만, 조작 의혹 끝에 “스태프만 미리 준비 했다”고 말을 바꾼 ‘나 혼자 산다’ 측이 이 같은 분위기를 자초한 면도 있다.


다만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 역시 복잡해진 것이 사실이다. 진위여부를 가려내는 과정에서 재미를 위한 장치들도 함께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신뢰와 재미를 함께 담기 위해선 제작진의 깊은 고민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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