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 입증에 법원 판결문 안 뗀다…은행 계좌조회로 간소화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9.29 12:00  수정 2026.09.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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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방문해 신청·동의하면 전 은행권 계좌 잔액 한 번에 조회

국민·신한·기업·카카오 등 15개 은행 참여…10월 내 순차 시행

기존 ‘내계좌 한눈에’ 빠졌던 숨김계좌도 포함…2금융권 확대 검토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금융소비자가 은행에 최저생계비를 입증하기 위해 법원 판결문까지 제출해야 했던 불편이 줄어든다.


앞으로는 은행을 방문해 계좌통합조회를 신청하면 은행권 전체 계좌 잔액을 한 번에 확인해 입증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결제원은 오는 30일부터 은행권에서 ‘최저생계비 조회용 계좌통합조회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최저생계비는 법적으로 압류가 금지돼 있다. 은행이 고객에게 받을 대출금과 고객이 맡긴 예금을 서로 계산해 빚을 갚는 데 쓰는 ‘상계’를 할 때도 최저생계비는 건드릴 수 없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된 개정 민사집행법에 따라 개인별 잔액 250만원 이하의 예금은 압류가 금지된다.


문제는 그동안 이를 입증하는 과정이 까다로웠다는 점이다. 대다수 은행은 고객이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예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경우 입증자료로 법원 판결문이나 결정문을 요구해왔다.


실제 기초생활수급자가 금융결제원의 ‘내계좌 한눈에’ 조회 결과와 수급자 증명서 등을 제출했지만 은행이 법원 판결문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민원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4년 2월 금융결제원의 계좌조회 내역과 각 예금계좌의 입출금 내역 등을 통해서도 최저생계비를 입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드시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을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금감원과 금융결제원은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 계좌 잔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용 계좌통합조회서비스를 마련했다. 서비스가 시행되면 최저생계비 확인이 필요한 고객은 취급 은행을 방문해 계좌통합조회를 신청하면 된다.


고객의 신청과 동의를 받은 은행이 금융결제원에 조회를 요청하면 금융결제원이 각 은행의 계좌 정보를 취합해 신청 은행에 전달한다. 은행은 이를 고객에게 안내하고 최저생계비 확인 등에 활용한다.


특히 기존 ‘내계좌 한눈에’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숨김계좌’도 조회 대상에 포함된다. 숨김계좌는 본인인증 수단을 확보한 다른 사람에게 계좌가 노출되지 않도록 설정한 계좌다.


일부 은행이 기존 계좌조회 결과만으로는 고객의 전체 예금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해온 점을 보완했다.


서비스에는 총 15개 은행이 참여한다. 국민·우리·하나·신한·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농협·기업·수협·산업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이 참여하며, 은행별 준비 상황에 따라 오는 30일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든 참여 은행은 10월 중 시행을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은행이 고객 계좌를 임의로 조회할 수는 없다. 최저생계비 확인이 필요한 시점에 반드시 고객의 신청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대출 약정 단계에서 향후 조회에 대비해 미리 동의를 받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현재는 은행권 계좌 잔액만 조회할 수 있다. 2금융권 잔액 확인이 필요한 경우 기존 ‘내계좌 한눈에’ 조회 결과 등을 추가로 제출해야 할 수 있다.


상계 시점과 계좌조회 시점이 다르면 은행이 타행 계좌 거래내역 등을 추가로 요구할 수도 있다.


이미 은행이 예금을 상계한 경우에도 최저생계비 반환을 신청할 수 있다. 최저생계비는 민법상 상계 금지 대상인 만큼 금융회사가 명확한 근거 없이 반환 요청 기한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과 금융결제원은 앞으로 조회 대상을 2금융권까지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신청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신청 절차 도입 등 추가 개선 방안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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