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이후 전세 매물 줄고 거래도 위축
실거주 중심 규제에 부담 지속
신규 입주물량까지 감소 전망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역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제와 다주택자 규제 등 실거주 중심의 정책 기조가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제약하면서 전세 매물이 줄고, 그 부담이 전셋값과 월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0·15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했다.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원칙적으로 실거주 목적의 허가가 필요하다.
정부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주택을 매수한 후 곧바로 전세를 줘 보증금을 주택 매수 자금으로 활용하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거주 의무가 임대주택의 매매와 재공급까지 제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새 집주인이 매수해 계속 임대로 공급하는 통로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 기준 10·15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10월 15일 2만4369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23일 2만542건으로 약 15.7%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은평구와 서초구, 강동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 매물이 줄었다. 동대문구는 1132건에서 323건으로 71.5% 급감했고 구로구(-63.8%), 중랑구(-63.5%), 금천구(-55.2%)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면 은평구와 서초구는 신축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증가했다.
전세 물건이 줄면서 세입자의 주거 이동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7263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32.2% 감소했다. 반면 전세 거래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지난해 같은 달 43.7%보다 15.2%포인트 높아졌다. 새 전셋집으로 옮기기보다 기존 주택에 머무르는 세입자가 늘어난 것이다.
가격 부담은 반대로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3주(21일 기준)까지 기록한 올해 누적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전세 가격 상승률이 가팔랐다. KB부동산 기준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7억1178만원으로 두 달 연속 7억원을 웃돌았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시스
정부는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거래 제약을 줄이기 위해 실거주 의무 유예 범위를 확대했지만 실제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 3012건 가운데 실거주 의무 유예 신청은 135건으로 4.5%에 그쳤다. 6월 5.1%, 7월 4.5%에 이어 두 달 연속 5%를 밑돌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토허구역 지정 이후 시장이 꼬이기 시작했고, 이후 각종 유예 조치가 덧붙으면서 제도가 땜질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해제하지 못한 채 유예만 반복하면 시장의 불확실성과 왜곡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향후 전월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입주물량도 감소할 전망이고 임대 수요는 여전하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760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4339가구보다 48.7% 감소했다. 또 올해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 2년간 서울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4만9668가구로 2024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2년간 입주 전망치인 8만9188가구보다 44.3% 급감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로서는 전월세 시장이 뚜렷하게 완화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며 “추석 연휴 이후 주거 이동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늘어 전세 수요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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