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72㎿ 규모…2029년 1단계 상업운전 목표
APR1400 2기·AP1000 6기 건설 프레임워크 합의
알래스카 LNG는 사업성 검토 착수
연 200억 달러·총 2000억 달러 한도 투자 보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총 2000억 달러 규모 한미 전략투자의 구체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텍사스에서는 223억 달러를 투입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짓고 미국 내 APR1400 2기와 AP1000 6기 등 대형원전 8기 건설을 위한 협력 틀을 마련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은 가스관과 LNG 터미널 건설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23일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전략투자 프로젝트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Project Star)',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Project Power)',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Project North)' 등 3건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7월 한미 무역합의와 같은 해 11월 체결된 전략적 투자 MOU의 후속 조치다.
텍사스 223억 달러 발전소…한미 전략투자 1호
1호 사업은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인 Project Star다. 미 텍사스주 엔시날에 총 223억 달러를 투입해 6472㎿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건설·운영한다. 2029년 1단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32년 전체 설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사업은 Related Companies와 NextEra Energy가 주도하고 Lewis Energy Group이 부지와 천연가스, 용수 등 관련 인프라를 제공한다.
정부는 참여 기업의 역량과 경험, 텍사스 지역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예상 적정 전력가격 수준 등을 종합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심의·의결,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도 완료했다. 이에 따라 Project Star는 이번 발표를 통해 한미 전략투자 제1호 프로젝트로 공식 추진된다.
한국 기업의 참여도 사업 전반으로 확대한다. 발전 기자재와 설계·시공, 장기 운영·정비 등이 대상이다. 미국 측은 터빈을 포함한 한국산 기자재가 향후 미국 내 다른 유사 프로젝트에서도 공급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의향을 표명했다.
경북 울진군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 1·2호기 전경.ⓒ뉴시스
APR1400 미국 진출길 확보…제3국 시장 수주 가능성 확대 기대
아울러 한미 양국은 한미전략투자 기금 1200억 달러를 활용해 미국 내 대형원전 8기를 건설하고 양국 기업 간 원전협력 방향을 담는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건설 대상은 APR1400 2기와 AP1000 6기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의 미국 진출도 추진된다. 정부는 당초 양국 기업 간 타협 협정(SA)으로 APR1400의 미국 진출이 불가능했지만 미국 에너지부와 주정부, 의회, 업계 등을 대상으로 접촉과 협상을 진행해 미국 진출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APR1400 2기의 미국 진출이 제3국 시장에서 한국 노형의 신뢰도와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AP1000 건설에는 한국 시공사와 기자재 기업이 참여한다. 국내 기업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 AP1000 사업에서 발생하는 상업적 이익을 한미 간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인 투자조건은 향후 기업 간 협상을 거쳐 확정된다.
원전 8기 건설에 활용되는 재원은 최대 1200억 달러다. 건설비용 약 1000억 달러와 예비비 200억 달러로 구성된다. 2기당 최대 300억 달러를 투입하며 이 금액을 초과하는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한미전략투자 기금에서 추가되는 비용 부담은 없다.
장주기 품목을 선제 확보하기 위해 관련 국내법 요건 충족을 전제로 연말까지 최대 100억 달러를 먼저 지급하는 방안도 협의했다. 대상 품목은 원자로 용기와 증기발생기,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이다.
다만 원전 8기가 모두 개별 사업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는 한미 원전협력의 큰 틀을 정한 프레임워크 단계다. 앞으로 부지와 사업구조, 건설 일정 등을 구체화한 뒤 사업별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절차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알래스카 LNG도 검토 착수…상업적 합리성·국내법상 조건 충족 관건
한편 알레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천연가스를 남부지역으로 운송하기 위한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과 해외 수출용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양국은 우선 사업 검토에 착수한다. 상업적 합리성 요건과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될 경우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사업이 추진되면 미국 측은 한국 기자재·공급업체의 참여 여건을 조성하고 철강 등 필요한 기자재에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한다.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을 보장하고 알래스카 LNG에 대한 한국의 우선 선적 접근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투자 보호장치도 마련…연 200억 달러·총 2000억 달러 한도
세 사업은 하나의 투자구조로 묶인다. 모든 한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는 우산형 투자목적회사인 I-SPV와 프로젝트별 P-SPV를 통해 추진한다. I-SPV가 전체 프로젝트의 펀딩과 수익배분을 통합 관리하고 개별 사업은 I-SPV가 100% 출자한 P-SPV가 맡는다.
투자금 회수 전까지 한미 간 수익배분비율은 5대5로 유지한다. 1대9 전환은 보류한다. 일부 프로젝트 수익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른 프로젝트의 5대5 수익배분 기간이 연장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측 투자 원리금 산정에는 미국채 20년물 금리에 프로젝트별 합의 가산금리를 더한 간주이자율을 적용한다. 투자한도는 연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운영계약에 명시했다.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과 사업예산, 양국 간 배분비율을 협의할 수 있다.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 자금사용처 등 주요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정보권을 확보했다. 사업범위의 중대한 변경, 우리 측에 불리한 조직문서 변경, 지분 발행·양도 등 중요 사항에는 동의권을 확보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가 한미 관세합의 이행을 넘어 AI·원전·LNG 등 미래 산업과 경제안보에 직결된 분야에서 양국의 강점을 결합해 사업을 만들어가는 협력의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하고 우리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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