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반도체와 출생시민권에 관한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UPI/연합뉴스
대(對)이란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군의 요격미사일 등 탄약이 고갈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격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기밀 유출자 색출과 탄약 비축량 전면 재조사를 지시했다. 전쟁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재고량이 부족할 경우 이란과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의 탄약 및 무기 비축량 현황이 언론에 잇따라 보도된 데 대해 감찰 및 정보 유출자 색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보고받은 비축량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동시에 전쟁 상황에서 미국에 피해를 주는 ’폭로‘에 맞서려는 노력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앞서 CNN방송 등은 이란 공습과 중동 지역 교전 여파로 미군의 핵심 방공 자산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요격미사일 재고의 80%가량 소진됐고 패트리엇 미사일 역시 전체 비축량의 절반가량이 차출·소진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약이) 대량 생산돼 미국으로 배송 중”이라며 “방산 기업들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생산시설과 공장을 짓고 있다”고 강조한 것 역시 재고 부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보도가 미국의 군사적 약점을 노출시켜 이란과 핵협상과 중동 정세 주도권 싸움에서 입지를 약화시키고 이란을 고무시킬 수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탄약 재고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대통령을 미치게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반역적 발언을 흘린 유출자들은 현재 추적당하고 있고 장기 징역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은 대통령이 지시하는 어떤 군사작전도 수행할 수 있는 압도적 화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며 “군사기밀 정보를 언론에 유출하는 행위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로 관련자는 연방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이란 지하 핵시설에 대한 공습 이후 ’작전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군 정보당국의 초기 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됐을 때도 대대적인 유출자 색출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부적으로는 비축량 고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긴박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피트 헤그세스 장관과 탄약 부족 문제로 충돌한 것으로 보도된 지난달 31일 캠프 데이비드 내각 회의 이후 탄약 생산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기지의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 EPA/연합뉴스
국방부가 이달 초 노스럽 그루먼, 록히드 마틴과 요격미사일 부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2건의 기본 협약을 체결해 패트리엇과 사드 생산을 각각 3배, 4배 늘릴 수 있다고 발표한 게 이 같은 논의의 결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에 전례 없는 규모인 1조 5000억 달러(약 2115조원)의 국방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사태가 향후 미 의회의 국방 예산 증액 논의 및 미군의 방위산업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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