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이중 강진 ‘골든타임’ 지나…일부 극적 생존자 구조 소식도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6.29 07:53  수정 2026.06.29 07:54

베네수엘라 강진 사흘째인 지난 26일 라과이라주 주민과 구조대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지난 24일 발생한 ‘이중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 깔려 있던 갓난 아기와 엄마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28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운영이 일부 재개된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을 통해 각국 구조대가 속속 도착하면서 기적적인 생환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엘살바도르 구조대가 라과이라주에서 잔해에 깔려 있던 15세 소녀와 반려견을 구조했고, 스페인 구조대의 도움으로 건물 잔해에 깔려 있던 여성이 무사히 빠져나오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27일 미 수색 구조대원들이 건물 잔해 속에서 생후 9개월 된 아기와 엄마를 구조해 대기 중이던 의료진에게 인계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무너진 건물 잔해 밖으로 생존자의 모습이 보이자 현장에 있던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극적인 생환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인명 구조의 분수령인 72시간 ‘골든타임’ 지나면서 사망자와 실종자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28일 TV 연설에서 “현재까지 최소 1450명이 사망하고 315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만 2721명이 피란했고 병원을 포함해 건물 774개가 파손되거나 붕괴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실종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유엔은 약 5만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민간 웹사이트에 신고된 비공식 실종자 수는 7만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이미 지나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을 걷어낼 중장비가 부족해 주민들은 맨손으로 잔해를 헤치며 시신 수습에 나서고 있다. 무더위에 부패한 시신의 악취가 퍼진 거리에서 주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버티는 형편이다. 피해가 컸던 라과이라주의 한 주민은 “몇 사람 힘만으로 이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다”고 답답해하며 한숨을 쉬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치안 유지를 이유로 공식 허가증이 없는 사람들의 참사 현장 진입을 막으면서 수색 작업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인력에 대한 허가증 발급 절차가 늦어지면서 투입이 지연되는 것이다.


지난 26일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옮기고 있다. 굴착기 등 중장비가 제때 투입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AFP/연합뉴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군경 1만 4000여 명을 참사 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의 구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 지역에서 구조를 돕던 주민 밀레이디 로메로는 “정부는 잔해 아래 살아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려 하지도 않았고, 우리가 여러 시신의 위치를 찾아내도 수습조차 돕지 않았다”며 “그들은 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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