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파업 앞두고 '불법 쟁의 가처분' 이어 '개인정보 유출 고소'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4.16 17:39  수정 2026.04.16 17:39

위법 쟁의행위 금지 신청

임직원 정보 2만건 무단 조회도 수사 의뢰

생산라인 안전·조직 질서 동시 방어 나서

2024년 7월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전삼노

삼성전자가 5월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를 상대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사내 보안시스템을 악용한 임직원 개인정보 무단 수집 행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 고소에 나서는 등 동시다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총파업 국면으로 치닫는 노사 갈등 속에서 생산 차질과 조직 내 불법 행위를 동시에 차단하려는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위법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대상은 노조법이 금지하는 안전보호시설 운영 방해,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 작업 중단, 생산라인 등 주요 시설 점거,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 등이다.


이번 신청은 5월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반도체 사업장은 전력 공급시설과 화학물질 공급, 배기·배수, 방재시설이 정상 유지되지 않으면 화재·폭발·누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메모리 생산라인은 전원 차단 이후 재가동 과정이 복잡해 공정 정상화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수조원에서 최대 10조원대 손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파업 계획과 관련해 "18일간 파업이 성공하면 백업과 복구에 총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이고 손실 규모가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글을 SNS에 올린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의 이번 조치는 경영상의 대규모 손실을 막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조합의 쟁의행위를 막는 것이 아닌, 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쟁의행위를 예방하고 경영상의 중대한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법에서는 ▲ 안전 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제42조 2항) ▲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제38조 2항) ▲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제42조 1항) ▲ 협박을 통한 쟁의 참여 강요(제38조 1항) 등을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사내 보안시스템을 악용해 임직원 개인정보를 대량 조회하고 외부 제3자에게 전달한 삼성전자 소속 직원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A씨는 사내 시스템 2곳을 통해 약 1시간 동안 2만 회 이상 임직원 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과 소속 부서, 인트라넷 ID 등이 포함된 정보가 파일 형태로 제3자에게 전달된 정황도 회사 자체 조사에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자동 반복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확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비노조원 '블랙리스트' 의혹과도 맞닿아 있다. 회사는 지난 10일에도 부서명, 성명, 사번, 노조 가입 여부가 포함된 명단이 특정 부서 단체 메신저방에서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은 산업 전반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라인이 밀집한 평택 사업장은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거점이다. 주요 설비 점거나 안전시설 운영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서버·스마트폰 공급망 전반으로 여파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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