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탈출한 저축은행…수도권·지방 '온도차'는 뚜렷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4.14 07:02  수정 2026.04.14 07:04

전체 순이익 82% 서울 집중…OK·SBI가 실적 개선 견인

건전성 격차도 확대…서울·지방 격차 2%p 이상 벌어져

양극화 고착화 우려 제기…지방 금융 접근성 저하 가능성

"서민금융 악순환 우려…지역·규모별 규제 차별화 필요"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4173억원으로 집계됐다.ⓒ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적자 늪을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수익이 일부 대형사에 집중되며 업권 내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대형사들이 회복세를 주도한 것과 달리, 지방권은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41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4232억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자 이익은 줄었으나 부실채권을 선제적으로 정리하면서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다만 실적 회복의 온기가 업권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전체 순이익의 약 82%(3424억원)가 서울 소재 저축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며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자산규모 1·2위인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이 전체 순이익의 약 68%(2819억원)를 차지하며 사실상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방 저축은행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광주·전라·제주권 259억원 ▲대전·충청권 89억원 ▲대구·경북·강원권 16억원에 그쳤다.


건전성 격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서울 소재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5.6%에 그친 반면, 지방 저축은행은 7% 후반대까지 치솟으며 격차가 2%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위축 여파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 자산 부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신 영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신규 수익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실적 회복이 지연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은 우량 차주 확보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반면, 지방 저축은행은 고위험 차주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 저축은행의 위축이 업권 내 격차를 넘어 지역 서민과 자영업자의 금융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 업계가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부실채권 정리와 대손비용 감소 등 리스크 관리 성과"라면서도 "이익의 대부분이 수도권 대형사에 집중되며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의 그림자도 짙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방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지속될 경우 중소기업·소상공인 등 지역 금융 공급이 위축되고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고령화와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지역 서민금융 기반이 약화되는 악순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극화 완화를 위해서는 지역·규모별 차별화된 규제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영업구역 제한 완화와 지방 기반 대출에 대한 규제 인센티브 확대, 공적보증 연계 등을 통해 경쟁 여건을 조정하고 지역 금융 공급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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