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당관세 꺼낸 정부…식품업계 “포장재 해법은 빠졌다” [중동전쟁 물가 대응]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4.09 08:30  수정 2026.04.09 08:30

중동 전쟁 여파, 식품 원가 전방위 압박 확대

커피·코코아 등 22종 할당관세…외식업 지원 병행

“생두 면세 등 단기 효과 기대…가격 인상 압박 일부 완화”

“포장재 대체 현실성 낮아…원가 구조 대응은 여전히 숙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커피 제품 매대.ⓒ뉴시스

중동 전쟁 여파로 식품 원가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할당관세 확대와 외식업 지원 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수준에 그칠 뿐, 포장재·에너지 비용 등 구조적 원가 압박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 사전 합동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식품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계란가공품·커피·코코아 생두 등 식품원료 22종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중 12개 품목은 6월 말까지, 나머지 10개 품목은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외식업체 육성자금 300억원 지원, 국산 식재료 공동구매 사업(4억5000만원), 커피·코코아 수입 부가세 면세 등 식재료 구매 부담 완화 조치도 지속 추진한다. 아울러 포장재 수급 불안을 고려해 재고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종이·유리 등 대체 소재 활용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식품 원가 전반에 부담이 확대되고, 이 여파가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특히 커피 생두 부가세 면제는 환율 등으로 높아진 수입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한국에 수입해오는 전체 원두 가운데 생두의 비율은 89% 정도인데, 생두의 면세를 통해 유통되는 원두 가격을 낮춰 커피값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식품업계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커피 생두 부가세 면제와 할당관세 확대가 수입 원가 부담을 일부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과 국제 원두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생두 부가세 면제는 수입 단가를 낮추는 데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단기적으로는 원가 부담을 완화하고 가격 인상 압박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포장재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도 감지된다. 재고 모니터링과 대체 소재 활용 유도 만으로는 실제 공급 불안과 원가 상승 압박을 완화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도’ 수준의 정책 만으로 포장재를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포장재는 단순 교체가 가능한 영역이 아니라, 소재 확보부터 적용까지 전 과정에서 제약이 뒤따른다는 이유에서다.


식품 포장재는 안전성은 물론 보존성과 유통 안정성, 비용 효율, 대량 자동화 생산 적합성까지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이 가운데 하나라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제품 품질 저하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대체 소재가 식품 포장에 적합한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고, 실제 생산 공정에 적용 가능한지도 별도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며 “생산 라인을 개조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 내 적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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