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7조원 실적…메모리 초호황·HBM이 지배했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4.07 09:11  수정 2026.04.07 09:11

전체 영업이익 중 90% 메모리 부문서 발생 추정

HBM·낸드 가격 모두 상승세…전례 없는 호황

가격 상승 흐름 이어지며 가속 구간 진입 평가

삼성전자가 3일 경기도 용인시 The UniverSE에서DS부문 '2026년 상생협력 DAY'를 개최했다. 삼성전자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익의 체급'을 바꾸며 한국 기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올해 1분기 57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실적(영업이익·43조원)을 넘어서면서다. 작년부터 이어진 메모리 초호황기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가 맞물리면서 기록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 68.06%, 영업이익 755.01% 각각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최대치를 경신한 기록이다.


영업이익률은 43.01%에 달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2018년 3분기(26.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직전 분기(21.4%)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외형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까지 이뤄내며 수익 구조를 바꿨다는 분석이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하루 평균 약 640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시장 예상치도 크게 넘어섰다. 당초 증권가는 매출 120조원, 영업이익 50조원 수준을 전망했지만, 이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실적의 중심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있다고 분석한다. 부문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90% 이상이 메모리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해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상승세를 이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93~98%, 낸드플래시는 85~9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메모리 업황의 전례 없는 호황을 뜻한다. 인공지능(AI) 서버 확대에 따른 고객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린 효과다.


특히 HBM의 경쟁력이 실적을 떠받쳤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에 6세대 HBM4를 양산 출하하고, AMD의 HBM4 우선 공급업체로도 선정됐다.삼성전자의 HBM4는 최선단 공정인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적용해 최대 13Gbps(기가비피에스)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최대 3.3TB/s(초당 테라바이트)의 대역폭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메모리 가격은 예상치를 상회했으며, 상승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지고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면서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1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가속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삼성전자 D램과 낸드 출하량의 60%를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1000조원을 상회하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사업부별 세부 실적과 향후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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