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전쟁·불의의 장벽 넘어야"… 첫 부활절 성야 미사 집전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4.05 11:30  수정 2026.04.05 11:31

"불신·이기심이 인간 유대 끊어놔"… '압도적 폭력' 주장한 美 국방 등 겨냥 해석

교황 레오 14세가 바티칸 외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아래 프란치스코 교황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첫 부활절을 맞아 전쟁으로 분열된 세계를 향해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교황은 4일(현지 시각) 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부활절 성야(聖夜) 미사에서 “부활절의 선물인 화합과 평화가 전 세계 곳곳에서 피어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엄하게 진행됐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전쟁이 인류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을 경고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사태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불신과 두려움, 이기심과 원망이 인간의 마음을 짓누르고 전쟁과 불의, 고립을 통해 서로 간의 유대를 끊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러한 장애물에 마비되지 말아야 한다"며 평화를 향한 의지를 강조했다. 앞서 교황은 종려주일 미사에서도 "예수는 전쟁을 거부했으며,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무력 충돌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교황의 이번 메시지는 최근 '압도적 폭력'을 언급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등 강경파 인사들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최근 국방부 내 기도 모임에서 "자비의 가치가 없는 이들에 대한 압도적인 폭력"을 위해 기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교황은 특정 인물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기독교적 가치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부활절 당일인 5일 오전 성베드로 광장에서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로마와 전 세계를 향한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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