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세·부담금 두고 현장 혼선
정부, 건강증진·공공의료 재원 확충
빠른 고령화로 건강보험 재정 고갈
현장선 “부담금도 결국 소비자 지갑서 나와”
서울시내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최근 설탕 부담금이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설탕 부담금 도입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넘어, 이제는 이를 세금으로 볼 것인가, 부담금으로 볼 것인가를 두고 개념적 혼선까지 빚어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국민건강 증진과 공공의료 재원 확충을 위한 특수 목적의 준조세라고 명확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럼에도 고물가에 신음하는 시장과 소비자들은 사실상의 증세라는 의구심 속 '설탕세'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 건강권’ 달콤한 제안 뒤 쓴 논란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세냐, 부담금이냐를 둔 이름표 전쟁은 이재명 대통령이 던지 한마디에서 촉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담배처럼 설탕에도 부담금을 부과해 사용을 억제하고, 그 재원을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자”라고 제안했다.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설탕부담금 도입 여부에 대해 깊이 있고 냉철한 논쟁을 기대한다”고 밝히며 정책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정부의 구상은 명확하다. 설탕이나 감미료 등 당류가 첨가된 식품에 일정한 비용을 물려 소비를 줄이는 한편, 확보된 재원을 지역 의료 시스템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이같은 설탕 부담금은 설탕이나 감미료 등 당류가 첨가된 식품에 세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논란이 가중된 것도 이 대목이다. 당류가 첨가된 식품에 ‘세를 부담’한다는 부분에 대한 엇갈린 해석으로 인해서다.
이에 정부는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는 ‘증세’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세금은 일반재원으로 국가 운영을 위한 보편적 재원으로 사용되는 반면, 부담금은 목적이 정해진 재원이기 때문에 엄밀히 다른 개념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부담금이든 세금이든, 기업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 늘어나면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소비자의 지갑에도 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 세 아닌 부담금 왜?…고령화와 건강지표 악화 때문
이제 의문은 정부가 세가 아닌 부담금을 선택한 이유로 향한다. 앞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설탕 부담금을 통해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지역과 공공의료 강화에 사용하는 재원 마련의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우리사회가 빠르게 마주하고 있는 ‘초고령화 사회’와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한 개인의 식습관 문제로 치부되던 당뇨와 비만은 고령화 사회에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되기 때문이다. 노인 인구가 증가할수록 의료비 지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노동생산성은 떨어진다.
결국, 설탕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 악화는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을 앞당기는 핵심 변수가 된다.
정부가 개인이 소비하는 설탕에 부담금을 매겨 이를 제제하려는 것은 설탕 섭취를 더 이상 개인의 자유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는 담배에 부과되기 시작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과 궤를 같이한다.
정서적 거부감…‘징벌적 부담금’ 의구심
서울 시내 대형마트 내 진열된 저칼로리 탄산음료 모습.ⓒ뉴시스
결국 부담금을 둔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탄산음료, 과자, 빵 등 설탕이 필수적인 식품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담금이 부과되는 순간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 권장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소비자 역시 명칭이 무엇이든 최종 지불자인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실질적 증세와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설탕에 부담금이 붙으면 원가 인상 압박이 불가피하고 이는 곧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가중되는 까닭이다.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씨는 “내 지갑에서 나가는 돈이 늘어나는데 이를 정부가 부담금이라 부른다고 해서 세금 인상이 아니라고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공익을 위한 기여금보다는 소비에 부담을 주는 징벌적 세금으로 인식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논란은 ‘설탕부담금법’까지 합세하며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제조하거나 가공·수입하는 경우 설탕 부담금을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가당음료 부담금 신설, 첨가당 함량에 따른 부담금(1000~2000원) 부과·징수 내용을 담고 있다.
▲세금은 ‘나라 살림’…부담금은 ‘특수 목적’ [세와 부담금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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