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한국형 핵잠수함…"중대 전환점, 특별법 제정 시급"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1.28 17:43  수정 2026.01.28 17:44

한미 논의 본격화 속 ‘K-SSN 특별법’ 추진 토론회

“100m가 아니라 마라톤, 초반 스퍼트 필요” 강조

대통령실 컨트롤타워·범부처 사업단 필요성 제기

28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핵추진잠수함(K-SSN)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정우성 잠수함연맹 이사(왼쪽에서 네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한미 간 핵추진잠수함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단순한 무기체계 논의를 넘어 국가 전략 사업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형 핵추진잠수함(K-SSN)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무궁화포럼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한미 정상 간 논의를 계기로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에서 제도적·법적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토론회에 참석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핵추진잠수함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라며 “그동안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핵추진잠수함은 해군이나 국방부 단독 사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법적 레일을 깔지 않으면 기차만 만들어놓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교수는 “부처 간 역할 충돌과 책임 회피를 막기 위해 대통령실 중심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서 “관련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TF라는 자체가 임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서는 해외 사례와 제도 설계의 중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박노벽 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대사는 미국·영국·프랑스·브라질 사례를 비교하며 “핵추진잠수함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정치적 지속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정권이 바뀌어도 의회의 초당적 지지 속에 70년 넘게 핵추진잠수함 사업을 이어왔다”며 “우리 역시 정치권의 뒷받침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두억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사업 추진 관점에서 특별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핵추진잠수함은 소량·초장기 사업으로, 단년도 예산 구조와 기존 국가재정법 체계로는 추진이 어렵다”며 “안정적인 예산 집행을 위해 특별회계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설계·건조 통합 발주 등 제도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정우성 잠수함연맹 이사는 “핵추진잠수함은 에너지 주권의 핵심인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해양 주권의 기반인 조선 산업이 결합된 국가 전략 자산”이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완성 가능한 영역으로, 실현 시 전략적으로 폭발력은 매우 클 컷”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행 법체계로는 핵추진잠수함 건조와 예산 편성이 모두 불가능한 상태”라며 전용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한·프랑스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며 “프랑스는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고 있고, 비핵보유국과의 협력 경험도 갖고 있다”며 “연료와 원자로, 안전, 사용후 연료 처리까지 포괄적 협력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비핵보유국인 한국의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와 투명성이 쟁점으로, 프랑스와의 협력이 국제사회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핵추진잠수함은 방산 산업의 최상위 영역”이라며 “특별법은 단일 법률이든 패키지 입법이든 국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미국·호주 사례처럼 법·제도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정비하지 않으면 실질 협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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