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포커스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낮은 인구수용비용, 높은 생산성…도시 성장에 영향
2005년 기준 수도권 62.0%·비수도권 134.8%
“지역 생산성 제고하는 정책수단 선행 필요”
한국개발연구원 전경.ⓒKDI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의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국책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또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내 격차를 일정 부분 용인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더해졌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같은 내용의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인구분포 결정요인과 공간정책 함의’를 발표했다.
KDI는 “1970년 이후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심화됐다”며 “이는 인구집중을 유발하는 힘이 30년간의 정책적 노력을 압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산업구조 재편과 그에 따른 전통 제조업 기반 산업도시의 쇠락은 이러한 추세의 일면”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이러한 이유로 ‘인구수용비용’을 들었다. 인구수용비용은 인구 1명이 늘어날 때 발생하는 추가 혼잡 수용 비용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서울과 같이 조밀한 대중교통망을 갖춘 도시는 그렇지 않은 도시에 비해 인구가 늘어도 통근 혼잡도가 덜 악화된다.
KDI는 “인생산성과 쾌적도가 비슷하더라도 인구수용비용이 낮은 도시일수록 많은 인구를 흡수하며 성장한다. 반면, 인구수용비용이 높다면 적은 인구에서도 급격히 혼잡해져 성장이 둔화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구수용비용이 높은 도시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혼잡비용이 빠르게 커진다. 이를 상쇄하려면 높은 임금을 통한 보상이 필요하므로 인구가 적어지고 임금이 높아진다. 결국 생산성과 쾌적도가 높고 인구수용비용이 낮을수록 도시가 커진다”고 부연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구수용비용은 항상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낮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KDI는 “2005년 기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각각 전국 평균의 62.0%, 134.8%이었다“며 “비수도권 도시에서 나타난 인구수용비용 하락은 같은 기간 비수도권 주요 도시에서 대중교통 등 도시 인프라가 개선되는 한편, 균형발전정책을 통해 혁신도시와 세종시가 개발되는 등 도시들이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하게 된 변화를 반영하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KDI는 2005년을 기준으로 2019년 생산성·쾌적도·인구수용비용을 대입해 수도권 비중 변화와 요인별 기여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2005년 47.4%에서 2019년 49.8%로 상승한 수도권 비중의 변화는 생산성이 주도했다. KDI는 “이는 균형발전정책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보여준다”며 “생산성 격차가 지속되는 한 인구수용비용 하락만으로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산업도시의 쇠퇴와 권역별 거점고시 육성 등도 영향을 미쳤다. KDI는 2010~2019년간 생산성 감소를 겪은 제조업 도시들이 생산성 감소를 겪지 않고 2010년 수준 생산성을 2019년까지 유지한 경우를 검토했다. 또 이들 도시들의 생산성이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정도의 속도로 증가했을 경우도 살펴봤다.
KDI는 “생산성만 2010년 수준으로 유지된다 해도 수도권 비중은 현실에 비해 2.6%p 낮은 47.2%에 머물렀을 것”이라며 “2010년대에 산업도시 생산성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경기도 시군을 위시한 수도권 도시들의 생산성이 증가했더라도 해당 기간 수도권 비중은 2005년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평균 생산성 증가율 14%를 반영할 경우 2019년 생산성이 가장 낮은 통영, 양산, 천안을 제외한 모든 도시가 서울의 생산성을 능가한다. 이에 산업도시들은 더 크게 성장하고, 수도권 인구 비중이 43.3%까지 하락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KDI는 2000년대 이후 수도권 집중 추세는 수도권의 상대적 생산성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균형발전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인프라 공급을 넘어 지역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정책수단의 개발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생산성이 개선돼야 대상 도시로 인구 유입이 지속되고, 지역의 성장이 국민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재정투자를 기업과 인재의 이동·양성, 혹은 선별적 산업정책에 집중해 효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국민경제 성장이 저해되지 않으려면, 유입지역의 생산성이 충분히 증가하여 유출지역의 생산성 감소를 상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균형발전의 목표가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완화일 경우 비수도권 내의 격차 확대는 일정 정도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모든 도시의 인구를 균일하게 만들지 않는 한, 권역 내 격차와 권역 간 격차에는 상충관계가 존재하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신도시를 조성하기보다 세종시 및 소수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해 기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고 집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도시 역시 엄격한 성과평가를 통해 후속사업을 선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KDI는 “수도권 집중 완화가 공간정책의 가장 큰 목적이라면 비수도권 공간구조를 선제적으로 대도시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가장 유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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