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내세운 맘다니·트럼프의 승리
전 세계 정치, 수십년간 양극화 계속
공화, 트럼프 극우 정책에도 지방선거 낙관
지난달 21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이 만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11월 초 전 세계는 이례적으로 미국의 ‘미니 지방선거’에 주목했다. 뉴욕시장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이슬람교도이자 사회주의자인 39세 젊은 정치인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조란 맘다니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부터 큰 눈길을 끌었다. 그의 독특한 이력과 생김새 영향이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공약이 매우 파격적이었다. 그의 공약은 물가 상승에 고통받는 뉴욕 시민들을 단시간에 매료시켰다.
공약은 세 가지뿐이다. 우선 그는 뉴욕 시내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주택 임대료를 동결하겠다고 했으며 무상 보육 정책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공약이지만 뉴욕 시민들은 이를 알고도 열광했고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맘다니 당선인이 민주당 경선에서 뉴욕시장 후보로 선출될 때 가장 경계한 건 진보성향 매체라고 평가받는 뉴욕타임스(NYT)다. NYT는 맘다니 당선인이 출사표를 던질 때도, 그가 본선을 시작할 때도 줄곧 그의 공약을 비판하며 거리를 두었다. 급진적인 후보가 민주당의 주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계산 아래서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1969년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연설에서 “침묵하는 다수가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지지자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이후 침묵하는 다수는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을 지칭하는 말이 됐고, 정계에는 이들의 표를 끌어모아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공식이 생겼다. 이 공식을 여전히 믿고 있는 NYT와 미국 민주당 주류 정치인들의 눈에는 맘다니 당선인의 출마가 곱게 보일 리 없었다.
그러나 맘다니의 당선을 지켜본 선거 전문가들은 중도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선거에서 중도 성향의 후보보다 극단적인 성향의 후보가 가져가는 이점이 훨씬 많다고 분석한다. 닉슨의 연설 이후 미국(혹은 전 세계)의 정치가 계속해서 양극화한 탓이다.
최근 선거는 ‘특정 집단에 얼마나 어필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즉 보수·진보 지지층에 강력하게 호소하는 전략이 중요해졌고 이 집단을 중심으로 부동표를 끌어오는 전략이 유효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가 이 분석에 큰 힘을 싣는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의 중도 성향 정책에 대항해 불법 이민자를 전부 추방해야 한다고 했으며 복지 정책을 중단하고 외국 테러단체를 일벌백계한다고 공언했다.
2016년의 트럼프는 그나마 일부 중도적 입장을 결합한 보수 성향 정치인이었지만 올해의 트럼프는 오른쪽으로 더 옮겨갔다. 그는 지난 4월 모든 교역국에 일방적인 관세를 부과했다. 최근엔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고립주의를 구체화하면서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는 군사 행동을 가했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정책에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하나둘 등을 돌리고 있지만, 공화당의 핵심 참모들은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만은 여전히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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