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급등에 상생금융 인하 기조 한계 도달
대형 손보사 4곳 요율 검증 착수…1.3~1.5% 거론
실손보험 인상까지 겹치며 가계 부담 확대 전망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내년 자동차 보험료가 1%대 초중반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수년간 이어졌던 보험료 인하가 손해율 급등으로 한계에 이르면서, 자동차 보험료가 5년 만에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은 지난 26일까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 보험료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이들 4개사는 자동차 보험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수 손보사는 인상률을 2.5% 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거론되는 수준은 1.3~1.5%다. 대형 4개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아직 요율 검증을 신청하지 않은 다른 보험사들도 이 수준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손보사들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1~3.0%, 올해는 0.6~1% 인하해 왔다. 자동차 보험료는 원칙적으로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가입자가 약 2500만명에 이르는 의무보험이라는 특성상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왔다.
보험업계는 최근 4년 연속 보험료 인하가 누적된 데다 사고 1건당 손해액이 늘면서 손해율 부담이 임계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올해 11월 기준 대형 4개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단순 평균 92.1%로 90%를 웃돌았다. 1~11월 누적 손해율도 86.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p 상승했다. 통상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 보험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보험 보험손익은 4년 만에 97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적자 규모가 6000억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내년 사고 차량 수리비 기준이 되는 정비수가가 2.7% 인상될 경우 손해율 악화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자동차 보험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한 경상자 제도 개선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보험사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기류도 이전과는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다. 그동안 물가 안정과 상생금융을 이유로 보험료 인하를 강조해 왔지만, 최근에는 손해율 급등과 누적된 인하 부담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를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은 내년 1~2월 중 마무리될 전망이며, 실제 보험료 인상은 2월 이후 순차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평균 7.8% 오르고, 3세대는 16%대, 4세대는 20%대 인상이 예고된 만큼 가계의 보험료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일정과 여론 흐름이 보험료 인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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