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청약경쟁률 27개월 만에 최저…관망세 속 선별청약 심화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12.20 07:00  수정 2025.12.20 07:00

서울 공급 공백 속 수도권·지방 수요 외면

전국 37개 분양단지 중 24개 단지서 ‘미달’

10·15 대책 후 검증된 단지로 수요 쏠림 강화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달 민간 아파트 청약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국 1순위 경쟁률이 7대 1 이하로 떨어졌다.


경남 창원에서 올해 최고 경쟁률 단지가 배출되는 등 일부 지역의 흥행이 있었지만 서울의 분양 공백과 외곽 지역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관망 심리가 짙어진 점도 청약 약세를 키운 배경으로 풀이된다.


20일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0대 1(이동평균)로 집계됐다. 경쟁률이 7대 1 아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3년 8월(6.59대 1) 이후 27개월 만이다.


월별 추이를 보면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 5월 14.80대 1로(이하 이동평균)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7월부터 5개월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7월 9.08대 1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8월 9.12대 1 ▲9월 7.78대 1 ▲10월 7.42대 1에 이어 ▲11월 6.80대 1까지 하락세가 지속되며 7대 1 선마저 붕괴됐다.


특히 시장의 체감 온도를 보여주는 '미달 단지' 비중이 급등했다. 11월 공급된 37개 분양 단지 중 1순위 경쟁률 1대 1 미만(1순위 접수건수가 모집 가구 수에 미달)을 기록한 단지는 24곳으로 전체의 64.86%에 달했다.


이는 전월인 10월(42.31%) 대비 22.5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신규 분양 물량을 받아내는 수요 흡수력이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얼하우스

11월 경쟁률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서울 분양 공백이란 분석이다. 10월에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체 평균을 견인했던 서울 단지들이 11월에는 자취를 감췄다.


그 빈자리를 경기 외곽과 지방의 대단지들이 채웠으나 대부분 1대 1을 겨우 넘기거나 미달을 기록하며 지표 하락을 이끌었다.


다만 입지적 강점이 뚜렷한 일부 대도시 단지에는 수요 쏠림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경남 창원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에서 706.61대 1이라는 압도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며 올해 전국 최고 흥행 단지에 등극했다. 전북 전주의 '송천 아르티엠 더 숲'(21.16대 1)과 인천 검단 '호반써밋Ⅲ'(43.55대 1) 등도 양호한 성적을 거두며 지방 대도시와 수도권 핵심지에 대한 선호도를 증명했다.


일부 단지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의 냉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경기 이천 '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0.06대 1), 경기 김포 '칸타빌 디 에디션'(0.15대 1), 경남 김해 '김해 안동 에피트'(0.17대 1) 등은 1대 1을 크게 밑돌며 미달이 속출했다.


지역별 이동평균에서도 제주 0.17대 1, 광주 0.22대 1로 1대 1 미만이 고착됐다. 경북 1.59대 1, 대구 1.80대 1, 전남 1.09대 1 등은 낮은 경쟁률에 머물며 회복 탄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세종(12.51대 1)·전북(12.46대 1)·충북(10.15대 1) 등은 두 자릿수를 유지해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10·15 대책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이 확대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마련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청약 문턱이 높아졌다”며 “그 결과, 전국 평균 경쟁률은 약세를 보이고 입지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선별 청약’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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