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하단 4%대 진입…오르는 금리에 실수요자 '움찔'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12.16 16:56  수정 2025.12.16 16:58

고정금리도 일제히 오름세 보여

기준금리 인하 기대 꺾이면서

주담대 금리 전방위 상향 조정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4%를 넘어서는 등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뉴시스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4%를 넘어서는 등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차갑게 식으면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실수요자들의 심리도 급격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8%~5.825%로 집계됐다. 금리 하단이 한 달 사이 0.16%포인트(p), 상단은 0.061%p 올랐다.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날 발표된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주담대 6개월 변동형 금리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1%로 전월 2.57%에서 0.24%p 상승했다. 지난 9월 0.03%p 올라 1년 만에 반등한 뒤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이날부터 국민은행은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3.91∼5.31%에서 연 4.15∼5.55%로 올렸고, 우리은행은 주담대 6개월 변동형 금리를 3.84∼5.04%에서 4.08∼5.28%로 올렸다.


통상적으로 변동금리는 고정금리보다 낮게 형성된다. 시장금리 변동을 즉시 반영하는 변동형과 달리, 고정형은 은행이 장기 금리 변동 위험을 떠안는 비용이 반영돼 초기 금리가 높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변동형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고정형과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모습이다.


변동금리뿐만 아니라 고정금리 역시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4대 은행의 고정형(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5~5.78%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3.46~5.40%였던 것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약 0.8%p 뛴 것이다.


고정형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 금리가 지난 11일 3.618%까지 오르며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 관련기사 보기
주담대 변동금리 또 오른다…11월 코픽스 0.24%P 상승
내년부터 대출이자 0.2%P 빠진다는데…은행 창구선 '글쎄'


주담대 금리가 전방위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주된 원인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하며 연 2.50%로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새해 들어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쉽게 내리긴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공행진 중인 환율과 여전히 불안한 수도권 집값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오는 1월 15일 열리는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6·2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하반기 대출 증가 목표치를 연초 계획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을 은행권에 주문했다.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도 대출 한도 축소 등 강력한 페널티가 예고된 상태다.


이에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추가 조정하고 있어, 금리 상승 흐름은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치솟는 금리와 대출 규제 강화에 실수요자들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진 모습이다.


대출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제로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설 조짐도 포착된다.


지난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10조8646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211억원 감소했다.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이 같은 감소세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 전환을 기록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가 당분간 계속해서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은 끝났다고 보는 관측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