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운대에 구축한 T1의 붉은 요새"…'T1 두 번째 베이스 캠프'의 위용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12.11 18:49  수정 2025.12.11 19:06

홍대와 다른 '곡선의 미학'…해운대에 구축한 견고한 '붉은 요새'

국내 최초 'e스포츠 펍' 도입…선수단 '픽' 메뉴부터 최신 장비까지

부산 해운대구 구남로 중심가에 들어선 'T1 베이스 캠프' 2호점 전경. 붉은색 시그니처 패널이 건물 전체를 감싸며 강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드러낸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부산 해운대 구남로 메인거리 한복판, 바닷바람이 스치는 거리에 강렬한 붉은색과 흰색이 교차한 새로운 랜드마크가 자리 잡았다. 오는 12일 정식 개관을 앞둔 T1의 두 번째 복합 문화 공간 'T1 베이스 캠프(T1 BASE CAMP·TBC)' 부산점이다.


개관을 하루 앞둔 11일, 미리 찾은 TBC 부산점은 단순히 'PC방'으로 불린다면 굉장히 섭섭할 만큼 압도적인 비주얼을 갖춘 공간이었다. 'T1 밸리(Valley)'라 불리는 계단형 진입로는 마치 요새로 들어가기 위해 협곡을 지나가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 층 한 층 올라갈수록 LED 패널과 유리 반사광이 어우러져 웅장함이 극대화됐다. 정면에는 팔짱을 끼고 서 있는 T1 선수 5인의 대형 LED 전광판이 자리해 'T1의 영토에 들어왔다'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받았다.


매장 진입부에 설치된 T1 선수단 대형 LED 전광판.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서울 홍대 1호점이 직선적이고 개방적인 구조였다면, 부산점은 곡선의 미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간은 원형 구조를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며 숨겨진 구역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T1 관계자는 "전체 공간의 핵심 디자인 키워드는 요새(Fortress)"라며 "좁고 깊은 계곡(계단)을 지나 T1 베이스 캠프에 진입하면 부산 바닷가에 위치한 T1의 유서 깊고 견고한 요새에 발을 들이게 되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 e스포츠 'T1 펍(PUB)'…부산서 즐기는 뷰잉파티 문화
대형 스크린을 중심으로 구성된 T1 PUB. 방문 시간에도 LoL 경기가 실시간 재생 중이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T1 PUB 상단 대형 스크린에서 LoL 경기가 실시간 중계되는 가운데 직원이 생맥주를 따르고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공간은 단연 T1 펍(PUB)이었다. 국내 e스포츠 업계 최초로 도입된 이 공간은 해외 스포츠 펍을 연상시키는 네온사인, 붉은 조명, 대형 스크린으로 구성됐다. 입구로 향하는 양쪽 벽면에는 T1의 역사가 새겨진 '히스토리 월(History Wall)'이 길게 이어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펍 정면에는 거대한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고, 방문 당시에도 T1의 LoL 경기가 실시간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맥주 한 잔을 들고 화면 속 플레이에 환호하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이곳은 단순히 PC방 이용객이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함께 응원하고 소통하는' 뷰잉 전용 공간으로 설계됐다.


차갑게 식힌 맥주를 담자 T1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변온 맥주잔.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눈길을 끄는 소품도 곳곳에 배치됐다. 특히 T1 로고가 새겨진 변온 맥주잔이 인상적이었다. 평소에는 로고가 은은한 흰색이지만 차가운 맥주가 담기면 붉게 변하며 T1의 색감이 또렷하게 살아났다. 탐욕으로 번들거리는 기자의 눈빛을 눈치챘는지 뒤에서 "맥주잔은 향후 굿즈로 판매될 예정"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T1 관계자는 "e스포츠 인프라가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어 부산 팬들은 주요 경기를 함께 즐길 공간이 부족했다"며 "펍을 통해 이러한 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6대6 아레나·5080 그래픽카드·레이싱… 게임 콘텐츠 총집합
펍 옆에 배치된 'T1 아레나'. 최대 6대 6 대전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돼 아마추어 대회 및 팀 단위 플레이가 가능하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펍 옆으로는 최대 6대 6 대전이 가능한 'T1 아레나(Arena)'가 자리했다. T1의 상징인 날개의 곡선을 모티프로 설계된 이 공간에는 최신 그래픽카드 5080이 탑재된 PC가 배치돼 있었다. 고급 게이밍 체어와 음향 장비까지 갖춰져 있어 아마추어 대회나 팀 이벤트를 운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됐다. 'T1 레이싱(Racing)' 구역은 실제 서킷을 달리는 듯한 진동과 시야를 구현한 시뮬레이션 레이싱 장비로 구성돼 있었다. 초보자 모드부터 숙련자 모드까지 지원한다는 설명처럼 e스포츠 팬은 물론 일반 관람객에게도 매력적인 체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로피 전시부터 선수 픽 메뉴까지…브랜드 경험 완성
전 좌석 T1 시그니처 컬러로 꾸며진 PC존. 넓은 구조와 대형 스크린, 전용 장식들이 브랜드 일체감을 높인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2015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일반 이용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PC존은 T1 고유의 색감으로 꾸며졌으며 한쪽에는 2015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트로피와 2017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서녈(MSI) 우승 트로피가 전시돼 있었다. T1 관계자는 "선수들을 매번 이곳에 부를 순 없지만, 팬들이 실제로 볼 수 있는 상징적인 트로피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T1 선수단이 직접 선택한 시그니처 메뉴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페이커' 이상혁이 고른 대표 메뉴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PC존의 식음료 메뉴는 T1 선수들이 직접 맛보고 선택한 메뉴로 구성돼 있었다. 기자가 직접 먹어본 '페이즈' 김수환의 '매콤쭈꾸미삼겹덮밥'은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매웠지만, 추가로 선택한 '도란' 최현준의 '궁중 떡볶이'와 '케리아' 류민석의 '미숫가루 스무디'가 강한 매운맛을 중화해줬다. 각각의 개성이 잘 융합된 T1 선수단 만큼이나 좋은 조합이었다.


또한 이 매장은 흡연실이 없는 PC방이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T1 관계자는 "공간을 좀 더 쾌적하게 유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곡선형 굿즈샵·포토부스·아지트룸…팬 위해 설계된 동선
원형 구조로 설계된 굿즈샵. 아티 인형, 티셔츠, 후드, 응원도구 등 T1 브랜드 상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매장 한편에는 T1 공식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T1 샵(Shop)'이 마련됐다. 게임 인벤토리 UI를 모티프로 한 격자 구조에 굿즈가 배치돼 있어 한눈에 둘러보기 좋았다.


굿즈 마킹 서비스가 현장에서 즉시 이뤄지는 것도 특징이다. 온라인 구매 시 번거로웠던 마킹 과정을 오프라인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어 팬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점 한정 굿즈인 '태닝한 아티(Arti)'도 이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공간 끝자락에는 프라이빗 콘솔룸 'T1 아지트(AZIT)', 팀 단위 이용객을 위한 '팀 박스(Team Box)', 듀오 이용객을 위한 '듀오 룸(Duo Room)',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부스 등이 배치돼 팬을 위한 디테일을 채워 넣었다.


부산 해운대 콘셉트로 제작된 한정판 아티 굿즈. 선글라스를 쓴 모습과 해변 일러스트가 특징이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복도 양측을 따라 T1의 주요 우승 연혁과 장면을 기록한 '히스토리 월'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공간 운영 방식도 눈에 띈다. 베이스캠프는 전 직원이 본사 소속으로 운영되는 100% 직영 체제로, 파트타이머 역시 T1과 직접 고용 계약을 맺는 구조다.


그런데, 왜 '부산 핫플'로 유명한 광안리나 서면이 아닌 해운대일까. T1 관계자는 "부산의 핫플레이스가 광안리와 서면이라는 의견도 많지만,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해운대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라며 "홍대점 방문객의 약 40%가 외국인일 정도로 T1의 글로벌 팬층이 두터워, 부산에서도 이 흐름을 이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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