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한가운데 25년, 씨네큐브가 증명한 예술영화관의 지속성 [D:현장]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12.03 08:53  수정 2025.12.03 08:54

광화문을 지켜온 국내 최장수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극장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는 25주년 기념식과 '극장의 시간들' 상영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엄재용 티캐스트 대표이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최성희 국장을 비롯해 장건재·윤가은·이종필 감독이 참석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최성희 국장은 "씨네큐브는 다양한 작품이 관객과 만나는 창구로서 예술영화의 접근성을 높였다. 영화와 함께 호흡했던 시간과 감정이 남아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씨네큐브가 영화적 다양성, 문화향유의 공간으로 남아 역사를 꾸준히 이어가길 바란다"면서 "다양한 독립예술 영화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축사를 건넸다.


엄재용 대표이사는 "씨네큐브가 도심 속 문화향유를 위한 이호진 전 회장님의 뜻에 따라 2000년에 만들어졌다. 이후 한국예술영화의 흐름과 중심을 지켜왔다. 많은 영화인들이 꿈을 품고 이곳을 찾아왔고, 관객들에게는 따뜻한 영화 한편으로 큰 위로가 되는 힐링이 공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25주년을 맞아 씨네큐브 역사 속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특별 기획전이 진행됐고, 헌정영화 '극장의 시간들'은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씨네큐브가 초심을 잃지 않고 25년을 지켜온 것은 영화계 관계자와 배우, 관객, 극장 구성원 덕분이다. 앞으로도 광화문 도심 속 예술영화관으로써 더 좋은 작품과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다"라고 약속했다.


'극장의 시간들'에 참여한 장건재, 윤가은, 이종필 감독의 축하와 건배사도 이어졌다. 장건재 감독은 "광화문에는 시청광장과 청계천, 그리고 씨네큐브가 있다. 25주년을 축하한다"라고 전했고 윤가은 감독은 "25년간 버텨내면서, 저의 인생을 바꿔준 영화를 많이 만났다. 많은 이들의 인생을 바꿀 영화를 이 곳에서 많이 상영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이종필 감독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술영화관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씨네큐브만 남았다. 그래서 더 소중해진 것 같다"라고 씨네큐브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씨네큐브는 2000년 12월 2일 문을 연 이후 25년 동안 엄선된 프로그램과 최적의 관람환경이라는 원칙을 지켜 온 국내 최장수 예술영화관이다. 개관 25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고, 이종필·윤가은·장건재 감독이 참여한 앤솔로지 영화 '극장의 시간들'을 특별 상영한다. 관객·감독·배우 등 다양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극장이라는 공간의 예술적·사회적 의미를 다시 바라보는 작품이다. '극장의 시간들'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주목받았으며, 당시 영화제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초청작으로 이 작품을 직접 관람한 바 있다.


매년 개관일을 기념해 열리는 정기 기획전 '2025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은 지난 11월 27일 개막했다. 짐 자무쉬, 리처드 링클레이터, 미셸 프랑코, 미야케 쇼 등 거장들의 신작부터, 올리베르 라세, 이가라시 고헤이, 카우테르 벤 하니아 등 주요 영화제에서 주목받는 감독들의 신작까지, 정식 개봉 전에 만날 수 있는 폭넓은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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