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아크 레이더스' 글로벌 판매량 400만장
'카운터 스트라이크·배틀필드'와 어깨 나란히
크래프톤, 네오위즈, 넷마블 흥행 사례 축적
산업 구조 변화 촉발…국내 중심→글로벌 우선
넥슨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익스트랙션 슈터 '아크 레이더스' 키 비주얼.ⓒ넥슨
한국 게임들의 세계적 약진이 눈에 띈다. 글로벌 외연 확장을 목표로 개발한 작품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며 차기 IP(지식재산권) 개발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 포화를 넘어 새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가 유의미한 결과로 가시화되며 게임사들의 신작 전략, 개발 구조, 퍼블리싱 체계 등 산업 전반이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체질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PC 플랫폼 스팀 DB에 따르면, 넥슨 '아크 레이더스'는 글로벌 최고 판매 게임 3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24시간 최대 동시접속자는 48만1966명으로 가장 많이 실행된 게임(Most played games)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규 IP임에도 '카운터 스트라이크2', '도타2', '배틀필드6' 등 글로벌 흥행작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는 셈이다.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제작한 익스트랙션 슈팅 게임이다. 폐허가 된 지구에서 생존자가 돼 자원을 확보하고 생존을 모색하는 PvPvE(이용자와 이용자·환경 간 전투) 게임이다. 출시 후 2주 만에 글로벌 판매량 400만장을 넘겼고, 한때 최고 동시 접속자는 70만명을 기록했다. 현재 글로벌 최고 권위 게임 시상식인 TGA(더 게임 어워드)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후보로 선정됐다.
넥슨 관계자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성원으로 출시 2주 만에 더 게임 어워드 2025 후보에 선정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꾸준히 좋은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넷마블이 지난 25일 출시한 PC·콘솔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도 초반이긴 하나 긍정적인 지표를 내고 있다. 스팀 글로벌 인기 순위 9위로 출발해 현재 14위에 머물고 있다. 24시간 최대 동시접속자는 1만1300명 수준이다.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성과가 이제서야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2017년 출시된 크래프톤의 서바이벌 슈팅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는 서비스 8년차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스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P의 거짓' 출시 당해 국산 콘솔 패키지 게임 최초로 글로벌 판매 100만장을 기록했다. 올 여름 선보인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P의 거짓: 서곡'도 본편에 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본편과 DLC 누적 판매량은 300만장을 넘겼다. P의 거짓: 서곡은 이달 열린 글로벌 비디오 게임 시상식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 2025'에서 '최고의 게임 확장팩'을 수상했다.
PC 플랫폼 스팀의 최근 글로벌 판매량 차트(Top Currently Global Selling Steam Games). 스팀 DB 캡처.
업계 관계자들은 '타석'에 올라서는 글로벌향 게임이 늘어난 것도 물론 있지만, 이들의 '타율(흥행 성공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온 게임사들도 콘솔 게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많은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론칭하면서 업계 전반에 콘솔 게임 관련 노하우와 기술력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도 많은 콘솔 기대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상업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GOTY(Game Of The Year, 올해의 게임)를 목표로 임하고 있는 팀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 시장 성장 정체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은 내수 의존도를 줄이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아닌 슈터, 서브컬처, 익스트랙션 등으로 장르를 넓히고, 콘솔 플랫폼에 도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러한 시도가 단순히 전략 전환을 넘어 실제 성과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신작 기획 단계부터 해외 이용자를 전제로 한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콘솔·PC 중심의 멀티플랫폼 제작, 지역별 맞춤 퍼블리싱 체계 구축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국내 산업의 경쟁 축을 '국내 중심'에서 '글로벌 우선'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 중 다수는 글로벌을 타깃으로 하는 신규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개발 중인 신작 중 기대작으로는 ▲우치 더 웨이페어러(넥슨게임즈) ▲낙원(넥슨) ▲신더시티(엔씨소프트)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엔씨소프트) ▲미드나잇 워커스(원웨이티켓스튜디오) ▲프로젝트 탈(매드엔진) 등이 거론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미 글로벌 이용자들의 눈높이 수준으로 게임을 만들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콘솔 플랫폼으로의 진출이 아니라, 장르도 지금보다 더욱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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