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대출 부당 이용 논란 확산…당국 ‘점검 중’만 반복
대부업체 쪼개기·지자체 등록 회피 드러났지만 규제 공백 여전
산업은행 대출 심사·감독 이원화 문제 지적…“구조적 개선 시급”
최근 명륜진사갈비 가맹본부 ‘명륜당’ 대표가 가맹점주 상대 고금리 불법대부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최근 명륜진사갈비 가맹본부 ‘명륜당’ 대표가 가맹점주 상대 고금리 불법대부 의혹으로 검찰 송치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뚜렷한 대책은 열흘 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명륜당의 불법 대출 의혹 확산에 국책은행 자금 지원을 받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자금 운용 실태를 전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질적인 대책 마련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명륜당 불법대부 의혹이 확산되자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부당 이용 사례들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명륜당은 창업주인 이종근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대부업체들을 통해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연 15%에 이르는 고금리로 창업 자금 대출을 유도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창업자금의 출처도 문제가 됐다. 산업은행에서 연 3~4%대 저금리의 정책자금을 빌려 자회사를 통해 12곳의 대부업체에 저리로 다시 빌려주는 형태로 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의 감독망을 피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12곳으로 쪼개는 ‘대부업체 쪼개기’ 의혹도 더해졌다.
현행 대부업법에 따르면 자산 규모 100억원 초과 업체는 ‘대형 대부업체’로 분류돼 반드시 금융위에 등록해야 하며, 총자산한도가 자기자본의 10배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최소 자기자본이 1억원(개인 기준, 법인은 3억원)인 곳도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하면 대부업을 할 수 있어 엄격한 감독 규정을 피해 지자체에 등록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원회와 함께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이런 사례가 있는지 면밀히 보고 있다”며 “신용보증기금,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들로부터 제2의 (명륜당) 사태로 흘러가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 마련은 나오지 않았다.
금융위는 “이 사안은 명륜당 사안에 국한하지 않고 굉장히 폭넓게 보고 있다”며 “관계부처와도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어떻게 조치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조금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용도에 맞지 않는 대출을 진행한 산업은행 뿐 아니라 대부업권 감독 사각지대 놓쳐 수백억원 대의 정책자금이 새어나간 것에 대한 질책이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문제의 잘못을 따진다면 비중이 제일 높은 것은 당연히 명륜당이지만 자금의 용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대출을 진행한 산업은행도 문제”라며 “대부업법의 법망을 피해 ‘쪼개기’로 영업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금융당국의 잘못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관리감독의 이원화다. 8000여개의 대부업체가 있는데 900개 정도를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관리감독을 진행하고 있고, 나머지 7000여개가 지자체에 등록돼 있는 상황”이라며 “지자체에 등록이 돼 있어도 공무원 한 명이 수십 개에서 수백 개를 담당해야 해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자체에 등록하는 업체들 같은 경우에는 탈법을 하든 불법을 하든 명확하게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며 “구조상의 문제점에 대해 먼저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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