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겨우 버텼는데…强달러에 하반기 경제도 ‘울상’ [高환율에 무너진 상저하고①]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11.25 07:01  수정 2025.11.25 07:01

고환율 쇼크에 수출·투자 등 위태

환율 1400원대 뉴노멀…물가 부담 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공식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는 이른바 ‘고환율 뉴노멀’이 현실화하며 수출과 투자, 내수 전반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환율 속 소비, 물가 등 내수에 미칠 파급 효과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뉴시스

올해 한국 경제의 상저하고(경기가 상반기엔 어렵고, 하반기엔 나아질 것이란 전망) 흐름이 외부 변수에 직면하며 흔들리고 있다. 상반기엔 수출·투자·내수의 회복 속도가 더디지만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정부의 청사진이 ‘고환율 쇼크’ 앞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400원대 환율의 뉴노멀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통해 한국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이며 상반기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 등 내수가 부진의 늪을 벗어나고, 반도체 등의 호조로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특히 2분기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데 그쳤지만 이달들어 상반기에는 부진을 벗어난다고 봤다.


여기에 상반기 내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한미 관세협상까지 타결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근접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주요 기관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살펴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0.9%, 한국경제연구원은 1.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대로 각각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는 저조하고,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상저하고 흐름을 연말까지 이어갈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통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대내적으로는 내수 회복이 이뤄지고 있으나 장기간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1475.6원으로 마감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내국인의 해외투자에 따른 자금 유출 등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89.09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8월 말(88.88)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준값인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20년) 대비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됐다고 평가한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하락했으나 그 흐름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통상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가 경상수지가 880~900억 달러 정도 생겨도 해외로 나가는 게 그보다 많아 달러 부족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며 “주요 외환수급 주체와 협의해 과도한 환율 불확실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환율은 수입 원재료 비용을 가중시키는 등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중간재를 수입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고환율로 인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속가능성을 따져봐야 하지만 상반기에 비하면 수출과 반도체의 영향으로 경제 흐름이 괜찮다. 그러나 환율이 높은 상황이 유지되면 경기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산업 구조 상 중간재를 수입·가공하는 중소기업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수입을 많이 한다. 이 과정에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전가·발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은 이날 오후 관계부처 및 기관 간 첫 실무회의를 열고 원·달러 환율 안정화 방안을 논의한다.


▲소비자에게 더 냉정…하반기 소비 회복 기대 이하 [高환율에 무너진 상저하고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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