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골프단 가치 이어가는 롯데 [골프단 톺아보기②]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1.20 14:26  수정 2025.11.20 14:27

오랜 역사와 전통, 선수의 성장과 성공 지원

미국 진출 앞둔 황유민과 2+1년 독특한 계약

롯데 골프단. 성해인(왼쪽부터)-황유민-최혜진-이소영-김효주. ⓒ 롯데

프로 골프단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구단이 있으니 바로 전통의 명문 롯데다.


골프에 대한 애정과 지원이 남다른 롯데는 과거 롯데마트와 하이마트, 두 골프단을 운영하다 2015년 통합하며 지금의 ‘롯데’로 새출발을 알렸다.


현재 많은 골프단들이 선수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세심한 관리에 나서고 있는데 그 뿌리를 찾아보면 롯데 골프단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의 골프 지원은 비단 소속 선수 관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과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과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2개 대회를 열었고 지금도 ‘롯데 오픈’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LPGA 투어에서는 2012년부터 10년 넘게 ‘롯데 챔피언십’이 열린다.


과거 김해림, 김지현, 김현수, 장수연, 하민송 등 KLPGA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보유했고 지금은 김효주와 최혜진을 필두로 내년 시즌 미국 진출을 꿈을 이룬 황유민, KLPGA 통산 6승의 이소영, 그리고 국가대표 상비군 성해인이 롯데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활약 중이다.


롯데는 단순히 후원사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닌, 유망주들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육성하고 더 나아가 LPGA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 골프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LPGA서 뛰고 있는 김효주(오른쪽)와 최혜진. ⓒ AP=뉴시스

롯데 골프단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대홍기획의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롯데 골프단은 단순히 선수에게 후원금을 지급하고, 롯데의 브랜드가 노출되기 바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수의 성장과 성공 스토리를 함께 한다. 지금껏, 그리고 앞으로도 롯데 골프단이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최고라 자부한다. 골프단 중 유일하게 선수단 전용 트레이닝 시스템을 운영하는 게 대표적이다. 전담 트레이너는 롯데 골프단 소속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마다 동행해 워밍업부터 경기 후 쿨 다운까지 관리한다. 또한 선수들의 한 해 계획을 함께 구상하고, KLPGA 투어 선수 모두에게 이동의 불편함이 없도록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제공한다”라고 전했다.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개최는 미국 진출 등 큰 꿈을 꾸고 있는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 부여를 주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은 롯데 선수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다. 우승 시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할 수 있고, 이 대회를 뛰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올해 황유민이 우승을 하며 이 혜택을 얻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롯데 골프단만의 끈끈함도 돋보이는 특징이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골프라는 종목이 개인 종목이라는 특성이 강해 팀 문화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롯데 골프단은 소속 선수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여름이나 겨울, 대회 출전 스케줄이 없다면 국내든 해외든 함께 모여 합숙 훈련을 하고 골프도 치면서 서로의 훈련 방법도 교류한다. 선수들이 다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며 그 안에서 소속감과 자부심도 갖출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 열리는 이벤트 대회 디오션 컵 골프구단 대항전에서 롯데의 3연패를 이끈 이소영(오른쪽)과 황유민. ⓒ 롯데

롯데 골프단은 소속 선수를 바라볼 때 당장의 성적이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번 계약을 맺은 선수는 좋은 성적이 나오든 안 나오든 꾸준히 지원한다. 물론 잘하면 잘한 만큼 확실하게 챙겨준다”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재계약을 맺은 황유민도 독특한 계약서를 받았다. 골프 선수들의 경우 후원사와 2년 계약을 체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황유민은 지난해 2+1년의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황유민은 올 시즌까지 한국에서 뛰고 내년부터 미국 진출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2년 계약을 맺을 경우 미국 진출 첫 해가 계약 마지막 해가 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재계약에 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진출 시 1년 자동 연장 옵션을 걸었다”며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행이 확정됐고 2027년까지 계약이 진행된다. 선수 입장에서도 앞으로 플레이하는데 마음 편하게 임할 수가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황유민. ⓒ AFP/연합뉴스

롯데 골프단의 내일을 밝혀줄 선수는 누구일까. 롯데는 지난 7월 ‘블루원배 제42회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국가대표 상비군인 성해인(16)과 계약을 맺었다. 롯데 골프단 최초 아마추어와의 계약이다.


대홍기획 관계자는 “최근 아마추어와의 계약이 가능해지면서 많은 골프단들이 국가대표나 상비군 선수들을 일찌감치 확보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몸값도 올라가고 있다. 아마추어의 경우 한창 성장하는 시기이며 프로 턴 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게 부담이다. 다만 성해인은 국가대표 상비군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상당하고 고교 1학년 선수였기 때문에 합리적인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숨은 원석을 찾아 육성하려는 방향성에 성해인이 포착된 것”이라고 기대감을 실었다.


추가 선수 영입 계획이 있을까. 이 관계자는 “황유민 선수가 미국을 가게 됨에 따라 국내 선수의 층이 얇아졌다. 선수 영입 계획은 갖고 있으나 조건과 환경이 딱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것이기에 지켜보는 중이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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