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2년 연속 40만t 아래 전망…농민 “폭염에 다 떨어졌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11.11 11:05  수정 2025.11.11 11:13

2020년 52만t → 올해 39만6000t, 5년 새 12만t ↓

감귤, 폭염·가뭄 반복에 낙과·열과 피해 지속돼

현장에선 “해거리로 내년 착과량도 걱정” 우려

노지감귤 생산량이 2년 연속 40만t을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 지역 이상 기온현상으로 인한 감귤 생산량 복원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노지감귤 생산량이 2년 연속 40만t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생산량 전망은 39만6000t으로, 2020년 52만700t에서 5년 새 12만t 이상 줄었다.


여름철 고온과 가뭄, 열과 피해가 반복되며 착과율이 떨어지는 등 일이 반복되면서 생산 감소세가 이어졌다.


2020년 52만t→2025년 39만t…감귤 생산 5년째 내리막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2025년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39만6000t으로 전망됐다. 전년 37만8000t보다 4.8% 늘었지만 평년 46만t에는 미치지 못한다.


감귤 생산량 전망치는 2020년까지만 해도 50만t을 넘어섰다. 2020년산 생산량은 52만700t으로 전년 49만1000t보다 6% 증가했다.


이후 2021년에는 47만1000t으로 감소했다. 재배면적은 전년과 비슷하나 단수가 8% 줄어든 영향이다. 착과수가 줄었고 비상품과 발생이 증가했다. 잦은 강우로 비푸과 발생이 많아지고 산 함량이 낮아 부패율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어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42만9000t, 42만8000t으로 정체됐다. 평년 47만3900t과 비교하면 이미 10%가량 줄어든 수준이었다.


이처럼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던 생산량은 2024년엔 30만t대까지 하락했다. 2024년에는 생산량 전망치는 37만8000t까지 떨어졌다. 재배면적은 1만3988ha로 전년보다 1.8% 감소했고 10a당 단수는 2705㎏으로 5.1% 낮아졌다.


제주도 한 공판장에서 감귤을 등급을 선별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현장선 ‘팔 귤이 없다’…농민들 “폭염에 다 떨어졌다”


기후 등 영향으로 30만t대까지 하락한 생산량이 올해까지 이어진 셈이다.


농경연 측은 11월 관측전망을 통해 “노지감귤 생육상황이 전년보다 양호하다”며 “노지감귤 낙과 및 열과 피해는 전년보다 감소했으며, 10월 중순 이후 큰 일교차로 착색이 원활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여름철 고온으로 일소(햇볕 데임)이 증가했으며, 10월 고온과 잦은 강우 해충(총채벌레, 깍지벌레 등) 발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은 올여름을 ‘폭염과 낙과 연속’이었다고 회상한다. 제주에서 감귤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70일 넘게 폭염이 계속돼 밭의 귤이 대부분 떨어졌다”며 “수돗물로 버텼지만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량이 부족하니 상인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거래처 물량을 확보하려고 전화를 많이 한다”며 “올해 생산량이 39만t 수준으로 전망되는데,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낙과가 심해 나무가 제힘을 다 써버렸다”며 “해거리로 내년에 열매가 잘 안 맺힐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인건비가 비싸고 따줄 사람이 없다”며 “감귤이 서민 과일이라고 하지만, 농민은 서민이 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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