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채무조정 대표가 8000억 기금 수장?”…새도약기금 이사장 인사 도마 위 [2025 국감]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5.10.20 18:28  수정 2025.10.20 18:32

김재섭 “장소연 집행률 1% 불과”… “이자수익만 152억, 재단이 이자놀이한 셈”

성과 없는 채무조정 사업 수장, 8000억 새도약기금 맡아… 적정성 논란

“채무조정사업 정량평가도 없어”… 정치 코드 인사로 빚 탕감사업 맡겼나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장소연)을 이끌던 양혁성 이사장이 새로 출범한 ‘새도약기금(배드뱅크)’ 대표로 선임된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세게 쏟아졌다. ⓒ뉴시스

2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기소액연체자지원재단(장소연)을 이끌던 양혁성 이사장이 새로 출범한 ‘새도약기금(배드뱅크)’ 대표로 선임된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세게 쏟아졌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양 이사장을 향해 “과거 1000억원 넘는 재단 자금 중 실제 채권소각에 쓰인 돈은 12억원, 집행률이 1% 수준에 불과했다”며 “실패한 사업의 수장 이력만 가졌는데 8000억원 규모의 채무탕감 사업을 총괄하는 것이 타당하냐”고 질의했다.


김 의원은 “장소연에서 2018년에서 2024년까지 12억 남짓하게 기금을 집행한 것 이외에 1000억 가까운 돈으로 이자수익만 152억원을 챙겼다”며 “사실상 재단 만들어서 이자놀이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양 이사장이 새도약기금보다 작은 규모의 장소연에서도 사업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는데도 기금의 대표를 맡게 된 점을 정조준했다.


그는 “1% 밖에 집행률이 안 되는 사업을 운영하다 이제는 8000억이 되는 어마무시한 채무탕감 사업 대표로 가셨다”며 “중소기업 경영에 완전 실패한 분이 어느 날 갑자기 대기업 경영의 총책임자로 간다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어떤 능력을 보여주셨길래 이재명 정부에서 이 큰 사업의 수장을 맡으셨냐”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강한 발언을 한 것 말고는 (능력이) 확인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양혁성 이사장은 “두 사업의 정책 설계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며 “새도약기금은 캠코를 통한 채권 일괄 매입 방식으로 성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00년대 이후 정부가 추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의 매입실적을 제시하며 그 중에서도 장소연의 실적이 가장 미미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한마음금융 희망모아의 매입실적은 144만명, 이명박 정부의 신복기금은 102만명,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기금은 110만명인데 반해, 장소연의 매입실적은 0.9만명에 그쳤다.


그러면서 “채무조정·탕감 사업 가운데 단 한 건이라도 채무자가 경제활동에 복귀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실증 연구가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양 이사장은 “최근 학술대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추적연구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지난 정부 때부터 ‘배드뱅크’ 사업의 효과 검증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정량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런 불확실한 상태에서 8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기금을 맡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장소연이 광고비로 10억을 집행하고 매년 이사장과 이사들의 인건비로 5억에서 8억, 회의수당으로 7640만원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사업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도 과도한 인건비와 회의수당이 지급됐다는 취지다.


양 이사장은 이에 대해 “장소연 사업은 신청자 기반으로 이뤄져 집행률이 낮게 보일 수 있다”며 “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채무조정 지원과 법률 상담을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법률조정이지 채무조정은 아니지 않느냐”며 광고비와 운영비만 늘린 ‘전시행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금융위조차 새도약기금의 실증적 효과에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 세금으로 빚을 탕감하는 정책을 양 이사장에게 쉽게 맡길 수 있겠냐”며 성과 없는 인사가 ‘정치 코드 인사’로 기금 수장을 맡은 것 아니냐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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