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자산·경험 따라 한도 차별화
빗썸은 '종목 다양성', 코인원은 '안정성'
업비트 로고 ⓒ업비트
한때 높은 레버리지 가능성으로 주목받았던 가상자산 '코인 대여' 서비스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제한하고 나서면서 거래소들은 저마다 서비스의 디테일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이용자별로 한도의 문턱을 달리하거나 종목을 다양화하거나 안정성을 추구하는 등 각기 차별화된 마련했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코인빌리기' 서비스의 대여 한도를 4단계 레벨로 차등 적용하고, 렌딩(대여) 비율을 상향하는 개편안을 공지했다. 이 개편안은 오는 11월 8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지난 8월, 금융당국은 일부 거래소의 코인 대여 서비스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등 이용자 피해 우려가 커지자 신규 영업을 중단시키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후 '가상자산사업자 신용공여 가이드라인'을 통해 담보가치를 초과하는 대여를 금지하고 이용자 보호 장치를 의무화하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됐다.
이번 업비트 개편의 핵심은 '맞춤형 한도'다. 최소 5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거래 경험이 있는 이용자(레벨 1)에게는 최대 2992만원의 한도를 제공한다. 이는 사실상 다른 거래소들이 설정한 3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일반적인 이용자에게는 문턱을 맞춘 셈이다. 반면, 보유 자산이 5억원을 넘는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이용자(레벨 3)에게는 최대 4억2500만원까지 한도를 열어줬다.
담보 대비 대여 비율인 렌딩비율 역시 기존 80%에서 8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먼저 서비스를 재개하며 기준을 제시했던 빗썸의 85%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로,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시장에 진입한 코인원의 82%보다는 높다.
이처럼 레버리지 경쟁이 원천 차단된 시장에서 거래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때 당국과 마찰을 빚었던 빗썸은 최대 한도를 3000만원까지 낮추고 렌딩비율을 85%로 조정했다. 대신 비트코인, 이더리움 외에도 엑스알피, 도지코인 등 총 17종의 가상자산을 빌릴 수 있도록 해 '종목의 다양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반면 코인원은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확정된 이후 시장에 진입한 만큼, 가장 보수적인 형태를 띤다. 현재 비트코인 1종에 한해서만 최대 3000만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정성'에 방점을 찍었다.
결국 동일한 규제라는 틀 안에서 ▲업비트는 '이용자별 특성 고려' ▲빗썸은 '폭넓은 투자 선택지' ▲코인원은 '안전한 시작'이라는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핵심 고객층'을 선점하려는 거래소들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한다. 특히 업비트의 '레벨별 한도'는 고액 자산가와 거래 경험이 풍부한 기존 이용자를 묶어두려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위험 감수 능력이 검증된 이용자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거래소의 전체 거래대금과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다.
반면 빗썸은 다양한 알트코인을 활용해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이용자들을, 코인원은 신규 및 보수적 투자자들을 겨냥하며 각자의 타깃 고객층을 명확히 한 셈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번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코인빌리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렌딩비율을 조정하고 코인빌리기 서비스의 대여 한도도 회원의 투자 경험과 자산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했다"며 "업비트는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꾸준히 코인빌리기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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