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산업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한때 폭발적으로 늘던 내장객 수가 정체되거나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많은 골프장이 수익 구조의 한계를 체감하고 있다. 인구 감소, 경기 침체, 그리고 레저 소비의 다변화가 맞물리면서 더 이상 내수만으로는 성장의 동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시야를 세계로 돌리면 분명한 기회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주요 국가의 골퍼들의 ‘해외 골프 여행’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한국 골프장이 해외 골퍼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면 이는 지방 골프장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디지털 연결의 중요성
문제는 접근성이다. 해외 골퍼들이 한국 골프장을 예약하려 해도 글로벌 예약 플랫폼이나 온라인 채널에서 정보를 찾기 어렵다. 이는 국내 골프장의 IT 인프라가 여전히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나라들은 이미 예약, 결제, 홍보 시스템을 하나의 개방형 네트워크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ERP 중심의 운영 체계가 자리 잡으면서 외부 플랫폼과의 연동이 제한적이다.
이는 특정 기업의 잘잘못이라기보다 산업 전반이 과거의 구조에 머물러 있는 구조적 문제다. 따라서 한국 골프산업이 세계 시장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플랫폼 간 자유로운 연동이 가능한 개방형 표준 환경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생존 전략에 해당한다.
디지털 전환이 곧 글로벌 경쟁력
예약과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전 세계 골퍼들이 클릭 한 번으로 한국 골프장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이는 단순한 IT 혁신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입의 관문이 된다. 이런 시스템은 프런트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예약·정산 절차를 자동화하여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
더불어 해외 여행사, OTA, 관광 플랫폼 등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방 골프장은 이러한 디지털 기반의 글로벌 접근이 가능해질 때, 수도권 중심의 수요 경쟁에서 벗어나 ‘외국인 친화형 골프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골프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정부와 관련 기관이 중심이 되어 골프 IT 인프라의 개방형 표준화를 추진하고 혁신 시스템 도입을 위한 펀드나 세제 지원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 중소 골프장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K-골프’ 브랜드의 세계화 전략을 통해 한국 골프장을 아시아 관광의 허브로 육성한다면, 숙박·식음·교통·관광 산업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금이 변화의 골든타임
한국 골프산업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코스 품질과 서비스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것을 세계 시장과 연결하는 일이다. 내장객 감소라는 현실을 위기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지금 움직인다면, 한국은 충분히 ‘아시아 골프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폐쇄적 관행을 개선하고, 개방과 혁신의 방향으로 나아갈 때 한국 골프산업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성장의 티샷을 날릴 수 있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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