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과 이견 해소 확신...10일 내 협상 마무리 예상”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0.16 06:40  수정 2025.10.16 07:15

“무역협상 마무리 단계…세부내용 해결 중”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국의 3500억 달러(약 497조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와 관련한 이견이 곧 해소될 것이라며, 앞으로 10일 이내 무역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과 관련된 이견이 해소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견들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재 대화가 진행 중이며, 향후 10일 안에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이 미국에 요청한 ‘무제한 통화스와프’(통화맞교환 계약) 제공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재무부는 통화스와프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소관”이라면서도 “내가 연준 의장은 아니지만, 만약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와 같은 통화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대규모 달러 유출이 한국의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완화할 조치가 필요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왜 통화스와프의 비교 대상으로 싱가포르를 언급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가 주최한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포럼 대담에 참석해서도 ‘현재 어떤 무역협상에 가장 집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 생각에 우리는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라고 답했다. ‘한국의 대미투자를 두고 이견이 있지 않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디테일’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한·미 양국 간 주요 쟁점은 3500억 달러 대미투자 패키지의 구성 및 방식과 대규모 달러화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장치 등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재집권 후 처음으로 한국·일본을 포함한 아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은 일본·유럽연합(EU) 등과 달리 무역합의를 명문화하지 못한 까닭에 자동차 품목별 관세 등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


한·미는 앞서 지난 7월 30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 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를 시행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의 이행 방안을 놓고 큰 이견을 보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한국은 3500억달러 중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 투자’는 5% 정도로 하고 대부분 직접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으로 하되 나머지 일부를 대출로 채우려는 구상이었지만, 미국은 앞서 일본과 합의처럼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비중 ▲‘상업적 합리성 차원에서의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의 언급대로 세부 사항에서 이견을 좁히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2개월 반 동안 이어진 후속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전 더 많은 무역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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