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대출 1070조 ‘역대 최대’…영세소상공인 연체율도 12년 만에 최고치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5.10.12 14:03  수정 2025.10.12 14:03

저소득층 중심으로 대출 증가세 지속

2금융권 의존 확대…부실 위험 가중

한은 “취약차주 맞춤형 지원 시급”

서울 시내 한 음식점의 모습.ⓒ연합뉴스

정치 혼란과 소비 위축이 겹친 지난 2분기, 자영업자들의 금융권 대출 규모가 석 달 새 2조원가량 늘며 사상 최대인 약 1070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세·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취약 차주를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하며 집중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명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산해 분석했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분기 말(1067조6000억원)보다 2조원 늘어나며, 201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대치를 다시 썼다.


대출 유형별로 보면 사업자대출이 723조3000억원, 가계대출이 346조3000억원으로, 사업자대출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750조5000억원으로, 1분기(753조3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네 분기 연속 4억3000만원을 유지했다. 대출자 수가 175만7000명에서 173만8000명으로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를 합쳐 3개 이상이면 ‘다중채무자’로 분류한다. 이런 차주는 사실상 추가 대출이 어려운 한계 상황으로 본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2분기 말 19조원으로 추산됐다. 1분기(20조1000억원)보다는 1조1000억원 줄었다. 연체율 역시 1.88%에서 1.78%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영세 자영업자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2분기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1분기(137조5000억원) 대비 3조8000억원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득층(30∼70%)과 고소득층(상위 30%)은 각각 1조2000억원(191조→189조8000억원), 7000억원(739조2000억원→738조5000억원) 감소했다.


연체율도 저소득층의 경우 3개월 새 1.92%에서 2.07%로 0.15%포인트(p) 상승하며, 2013년 3분기(2.84%) 이후 1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들 대출은 대부분 2금융권을 중심으로 늘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2분기 은행권·상호금융 대출 잔액은 각각 81조2000억원, 48조8000억원으로, 1분기(79조9000억원·46조3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2조5000억원 증가했다. 두 부문 모두 201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이다.


한은도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최근 자영업 취약차주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취약차주의 연체 진입률·지속률도 모두 오르는 등 취약차주의 부실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확대·장기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자영업자 소득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 취약차주 맞춤형 채무조정 등을 대책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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