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손보사 과점 심화로 소비자 선택권과 보험상품 다양성 크게 위축
캐피탈사 등 비보험사 자동차보험 판매 허용 중소 보험사에도 새로운 기회
경쟁 촉진 통한 보험료 인하 및 서비스 질 제고, 소비자 후생 증대 핵심 해법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은 4대 손해보험사(손보사)가 약 85%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과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4대 손보사의 점유율은 85.4%로 꾸준히 높아지는 반면, 중소형사들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와 같은 과점은 소비자의 보험상품 선택권을 제한하고 보험료 경쟁을 저하시키며,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성도 떨어뜨린다. 소비자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 비중이 57%에 달함에도 빅4 대형사에 집중된 현상은 소비자 후생을 저하시킨다.
현행 규제 체계에서는 캐피탈사 같은 자동차 금융 전문 비보험사가 자동차보험 판매를 허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면, 은행과 카드사는 보험대리점 업무가 가능하다. 캐피탈사의 자동차보험 판매가 허용되면 금융사별 사업 영역간 규제 형평성이 개선되고, 자동차금융과 보험 간 융복합 서비스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학계 연구에 따르면 캐피탈사의 시장 진입이 보험료 인하 효과를 유의미하게 가져오며,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서비스 혁신으로 시장 경쟁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는 단지 판매채널 확대에 그치지 않고 대형 손보사의 과점적 지위를 완화하는 직접적 계기가 된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이미 비은행 금융사에게도 보험대리점 및 통신판매 업무를 확대 허용해 다양한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과 가격 경쟁을 통한 소비자 후생 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음이 확인된다.
해외 연구 사례 중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자동차 금융사들이 보험사를 직접 운영하거나 협업해 보험료 산정과 리스크 관리에서 데이터 기반 혁신을 이루며, 소비자에게 원스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미국 스텔란티스 파이낸셜 서비스는 볼트(Bolt)라는 인슈어테크 회사와 협력해 차량별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자동차보험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는 원스톱 서비스를 통한 소비자 편익 증대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알려져 있다.
중소 보험사도 캐피탈사 보험판매 허용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사들은 지금까지 대형사의 높은 과점에 따른 판매채널 확보 한계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캐피탈사의 판매허용은 새로운 유통 채널 확보와 고객 확대를 가능하게 한다.
일부 중소형 손해보험사가 여성 특화 보험상품으로 성공적인 틈새시장 공략 사례를 만들었듯이 중소형 보험사들은 차별화된 상품 개발과 함께 다양한 금융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캐피탈사와 중소 보험사가 협력할 경우 차량 정보 공유 등 손해율 관리, 보험료 산정의 정교화로 건전성 강화도 병행 가능하다고 사료된다.
이는 최근 중소형보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중소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사들은 캐피탈사의 보험판매 허용 시 중소 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이 48.7%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이는 대형사에 집중된 시장을 다각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또한, 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활성화는 소비자가 적합한 상품을 보다 쉽게 선택하고,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비교 추천 서비스를 통해 보험을 갱신한 소비자 중 78%가 더 저렴하거나 조건이 좋은 상품으로 변경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금융 혁신 서비스의 확대와 규제 완화는 소비자, 중소보험사, 보험판매 비보험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과점 완화와 경쟁 촉진은 보험료 인하와 보험상품 질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불러오며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한다. 4대 손보사는 저손해율을 유지하며 보험료를 할인하는 특약을 강화하는 등 경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중소형 보험사의 시장 진입 확대 없이 지속 가능한 경쟁 구도 형성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시장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금융혁신서비스 문호 개방과 캐피탈사의 자동차보험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금융과 보험산업 간 융합 성장을 촉진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통한 만족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소비자 중심의 공정 경쟁 환경 구축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변동을 넘어 보험산업 전반에 혁신과 질적 성장을 유도할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선택권 확대와 비용 절감은 궁극적으로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이제는 대형사 과점의 틀을 깨고 다양한 주체들이 경쟁에 참여하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과 규제 혁신에 주목할 시점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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