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즐길 수 있는 계기"…토요타 모터스포츠 클래스, 운전의 A to Z를 배우다[르포]

인제(강원) =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18 06:00  수정 2025.09.18 06:00

주니어 기자 대상 드라이빙 스킬·라이선스 취득 연계 교육 진행

슬라럼·코너링 브레이킹·레인 체인지 등 안전 주행 체험

“쿠르마즈키 정신 공유…차를 즐기는 문화 확산 계기”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에서 진행된 트랙 주행 모습. ⓒ토요타코리아


"평소에는 이 정도는 아닌데, 정말 어렵네요."


차선을 변경하는 ‘레인 체인지’를 마친 후 민망함에 절로 변명이 나왔다. 라바콘을 몇 개나 밟고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레인 체인지는 차선 폭만큼 라바콘을 세워 기존 차선을 막아두고 긴급 상황처럼 차선을 변경한 뒤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한 기자가 레인 체인지 코스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찰나의 순간에 두 번의 연속 차선 변경을 해야 하기에 일반적인 주행 방법과는 완전히 달라서 익숙하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장애물을 피하는 상황을 가정한 긴급 차선 변경 시험으로, 몇 번 비슷한 교육을 받은 적 있었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정교함을 요구했다.


드라이빙 인스트럭터는 “토요타 차는 절대 뒤집히지 않으니 차를 믿고 과감하게 스티어링 휠을 돌려라”고 조언해줬다. 자동차는 무스와 같은 큰 동물이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차량의 안전장치와 조향 반응성을 점검하기 위해 반드시 이 테스트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급격한 핸들링에도 차체는 안정적이었다.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3년차 미만 주니어 자동차 기자 대상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지난 1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는 3년차 미만 주니어 자동차 기자 대상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체계적인 드라이빙 스킬 향상과 공식 서킷 드라이브 라이선스 취득까지 이어지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안전 운전을 위한 기초 이론 강의로 시작해 슬라럼, 코너링 브레이킹, 레인 체인지 3가지 기본 주행 코스를 차례로 소화한 뒤, 최종적으로는 실제 트랙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직접 체험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교육은 현역 프로 드라이버들이 직접 맡았다. 이론 수업에서는 올바른 시트 포지션, 페달과 발의 위치, 스티어링 높이 등 운전의 기본기부터 배웠다. 이론 교육 후에는 곧바로 트랙으로 나섰다.


참가자들은 차에 동승해 인스트럭터의 시범을 본 뒤, 다시 무전으로 인스트럭터의 지시를 받으며 직접 주행에 나섰다.


인스트럭터가 레인 체인지 코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레인 체인지 코스 다음으로는 일정한 간격의 라바콘을 두고 지그재그로 주행하는 슬라럼 코스가 이어졌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차량의 무게중심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경기적인 요소 외에도 신차 개발 시 필수적인 안전성 테스트로 사용된다는 설명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좌우 핸들링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장 어려웠던 코스는 코너링 브레이킹이었다. 바로 달리는 자동차를 적절하게 감속하거나 멈추게 하는 제동력을 시험하는 코스인데 30~40km 속도로 달리다가 급제동 후 스티어링 휠을 약간 돌려 정해진 라바콘에 왼쪽 앞바퀴를 최대한 가까이 밀착해야 했다.


고속 주행 중에 코너를 빠르게 탈출하면서도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것이 바로 이 코스의 핵심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행 속도와 코너링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타이어의 접지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차량들이 트랙 주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모든 기본 주행 코스를 마친 뒤 드디어 서킷 주행이 시작됐다. 이날은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평소보다 속도를 줄여야 했고 주행 중 한 차례 미끄러짐도 있었지만 긴장감 속에서 오히려 그것마저 서킷의 묘미로 다가왔다. 세찬 비를 가르며 수십 대의 차량이 아웃-인-아웃 라인을 따라 질주하는 장면은 장관을 이뤘다.


현직 프로 드라이버들이 ‘GR86 택시 드리프트’를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행사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현직 프로 드라이버들이 선보인 ‘GR86 택시 드리프트’였다. 2.4L 수평대향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갖춘 후륜구동 스포츠카 GR86은 231ps의 출력과 고강성 차체를 기반으로, 후륜차 특유의 날카로운 주행 감각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모델이다.


기자들은 직접 운전 대신 동승 체험으로 참여했다.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그려내는 8자 선회에 몸을 맡기자 극한의 주행에도 오히려 안정감이 느껴져 놀라웠다.


김형준 토요타코리아 이사는 이번 행사 개최 배경에 대해 "자사가 모터스포츠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직접 서킷에서 함께 체험하면서, 느껴 보시게 하고 싶었다"며 "'차를 좋아하는 사람, 일본어로 쿠르마즈키'라는 표현처럼 여러분들께서 차를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모터스포츠 클래스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차와 운전에 대한 감각을 새롭게 확인하는 자리였다. 서킷에서 직접 경험한 제동과 조향, 차체 제어의 순간들은 토요타가 강조한 ‘쿠르마즈키’ 정신을 이론이 아닌 체험으로 전달했고 참가자들에게는 차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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