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단 접이식 폰 국내 시장 출시…애플 공세 앞두고 기술 선도 이미지 강화 목적
멀티모달·초프리미엄 부품에도 300만원대 가격 허들…얼리어답터 중심 수요 전망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에 탑재된 삼성 덱스(DeX).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두 번 펼치는 순간, 두 손 가득 펼쳐지는 대화면.'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12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안으로 두 번 접히는 구조에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와 2억 화소 광각 카메라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 이 제품은, 폴더블 선도자 이미지를 각인시켜 내년 애플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을 포함한 전국 20개 매장에서 판매하며, 앞서 지난 9일부터 전국 20개 매장에 제품 체험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Z 트라이폴드는 10형(253.1mm) 대화면으로 태블릿 수준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멀티모달 AI를 통한 작업 효율 향상과 초프리미엄 부품 기반의 빠른 실시간 작업이 특징이다.
삼성은 "뛰어난 영상 몰입감뿐 아니라 3개 화면을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윈도우, 삼성 덱스를 통한 PC급 생산성이 이 하나의 기기에서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삼성 덱스는 기기를 외부 디스플레이나 마우스, 키보드 등과 연결해 휴대용 워크스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2025년 3분기 vs 2024년 3분기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 애플 폴더블 출시 앞두고 기술 선도 이미지 강화
삼성은 한 번 접는 폴더블폰은 세계에서 최초로 양산했지만 두 번 접는 제품은 화웨이에 선두를 내줬다.
화웨이는 지난해 메이트 XT, 올해는 후속 모델 메이트 XTs를 내놨다. 두 제품 모두 한쪽은 바깥, 한쪽은 안쪽으로 접는 인·아웃폴딩 혼합(Z자형) 구조로, 삼성의 인폴딩(G자형)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화면을 모두 안쪽으로 접는 방식이 화면 보호에 더 유리하다.
가격도 377만원~453만원 수준으로 삼성 트라이폴드폰 보다 최대 90만원 이상 비싸다.
스펙, 가격, 멀티모달 AI 등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삼성은 국내 시장 반응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중국, 대만,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미국 등이 대상 국가다.
특히 올해 가을 출시한 Z 폴드7이 선전하며 자신감을 얻은 삼성은 비수기임에도 12월에 폴더블 신제품을 출시하며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애플이 내년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인데다,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화권 업체가 빠르게 폴더블폰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만큼 삼성으로서는 차세대 기술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단계에 놓여있다.
초프리미엄 스펙을 적용한 3단 접힘 제품 출시로 이번 기회에 기술 선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은 지난 2일 신제품 설명회에서 "트라이폴드는 폴더블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폴더블폰 점유율은 64%로 전년 동기 대비 8%p 늘었다. Z 폴드7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폰 언박싱. 삼성전자 뉴스룸 캡처
멀티모달·초프리미엄 부품에도 300만원대 가격은 허들
제품 경쟁력과 무관하게 3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은 허들이다. 프리미엄 냉장고급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는 일부 얼리어답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폴더블폰 점유율은 수년째 2%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폴더블폰이 주류 시장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의 3단 폴더블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자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리즈 리(Liz Lee)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국장은 "삼성의 첫 번째 3단 접이식 스마트폰은 매우 제한된 수량으로 출시될 예정으로 대량 생산이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의 폴더블 시장 진출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삼성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시범 제품으로 이 기기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출시는 내구성, 힌지 구조,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을 검증하고 향후 더 폭넓은 상용화를 앞두고 실제 사용자 인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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