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재석 동료들 "고인 영웅 포장 위해 은폐 지시" 폭로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09.15 13:28  수정 2025.09.15 13:51

해경 측 "유족에 CCTV·드론 영상 제공" 전면 부인

이광진 서장 "진실 은폐 없었다...모든 실체 규명"

홀로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하려다가 순직한 고(故) 이재석 경사와 관련해 동료들이 해경 내부 은폐 정황을 폭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오전 인천 동구 청기와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동료 경찰관들은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이 "진실을 말하지 말라"며 고인을 영웅으로 포장하기 위해 사실 은폐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한 동료는 "지금까지 언론과 유가족에게 침묵했던 것은 파출소장의 '함구 지시' 때문"이라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흠집이 나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처음에는 고인을 위한 일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달된 자료가 사실과 달라 의혹이 커져, 결국 유족에게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담당 팀장이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팀장은 휴게시간을 마치고 컨테이너로 복귀했는데도 이재석 경사의 상황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며 "몇 분 뒤 드론업체로부터 신고를 받고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보기
"물 차올라 '추가인원' 필요할 것 같다"…구명조끼 벗어준 '순직 해경' 무전
[영상] 중국인 노인 구하고 사망한 해경, 단독 출동했었다


이어 "사실만으로도 고인은 영웅이다. 은폐 지시는 고인이 아니라 지휘부 자신들의 책임을 감추려는 것이니 모든 걸 걸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 측은 "유족에게 폐쇄회로(CC)TV, 무전 녹취록, 드론 영상 등 제공 가능한 자료는 모두 전달했고, 상황실 보고 없이 출동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광진 인천해경서장도 별도 입장문을 통해 "진실 은폐는 전혀 없었다"며 "진상조사단 등의 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모든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