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멋진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아…주애 해내며 용기 얻었다.”
배우 방효린은 ‘애마’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연이 됐다. 큰 작품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부담을 가질 법도 했지만, 그는 만족스러운 작품에서, 공감 가는 캐릭터로 ‘첫 주연’ 타이틀을 얻은 것이 감사했다. 1980년대의 당찬 신인 배우 신주애를 ‘즐겁게’ 완성하며 주어진 책임감을 영리하게 소화했다.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에서 방효린은 충무로 최고 화제작 ‘애마부인’의 주연으로 발탁되는 신인 배우 신주애를 연기했다.
2500명이 넘게 지원한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방효린은 데뷔 후 첫 상업 작품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은 것도 좋았지만 캐릭터의 매력에도 깊이 빠졌다. 주인공은 처음이라 서툴 수 있었지만, 주애의 어설프지만 당찬 면모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신감을 가지기도 했다.
“‘애마’를 읽었을 때 ‘이렇게 멋진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너무 하고 싶었다. ‘이 멋진 대사들을 직접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 저와 비슷한 지점도 많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2014년 대학에 입학을 해서 단편영화를 찍었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단편, 독립영화들을 많이 찍었다. 그런데 ‘애마’와 같은 큰 현장은 처음이었다. 주애가 극 중 처음 현장을 경험하며 느끼는 것을 보며 ‘나도 이렇게 되겠구나’ 생각했다.”
승마와 탭댄스를 배우고, 매혹적인 주애를 더 잘 부각하기 위해 체중까지 증량해야 했다. 준비 단계에서부터 주인공의 무게감을 느껴야 했지만, 방효린은 즐겁게 그 과정에 임했다. 주애를 준비하는 과정을,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경험이라고 여기며 부담감을 영리하게 극복한 셈이다.
“제가 먹는 걸 좋아해서 몸무게를 증량하는 것도 좋더라. 승마, 탭댄스도 처음 해봤지만, 할수록 재밌었다. 말과 교감하는 것도 즐거웠다. 탭댄스는 하루에 3시간씩 연습을 했고, 촬영 중간 짬이 날 때마다 하기도 했다. 스케줄을 꾹꾹 눌러 담아 (그 과정을) 소화했었다.”
1980년대 애로 영화 ‘애마’가 소재인 만큼, 소화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포진해 있었다. 노출 장면은 물론, 강압적인 분위기에 억눌린 주애가 이를 극복해 내고 맞서는 과정에서 쉽지 않은 감정 연기도 소화해야 했다. 그러나 섬세한 이해영 감독이 있어 이 또한 어렵지 않았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인 방효린이다.
“걱정은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어떤 부분에서 어떤 샷을 찍겠다고 설명해 주시고, 콘티도 꼼꼼하게 보여주셨다. (내가 해야 할 연기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를 하고 있었다. 현장에서도 스태프분들의 배려를 받으며 촬영했다. 감독님이 믿어주신 만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감정적으로 어려운 장면도 찍을 땐 어렵고, 힘들었다. 그래도 그런 마음보다는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동료들의 도움도 받았다. 첫 주연작이지만, 이 감독을 비롯해 선배 배우 이하늬까지. 든든한 동료들이 있어 완성도 높게 소화해 낼 수 있었다. 특히 “전반적인 걸 모두 다 말해주셨다”고 표현 할 만큼, 많은 도움을 준 이하늬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이하늬 선배와의 연기도) 너무 편안한 상태에서 할 수 있어 감사했다. (극 중 관계처럼)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고. 제가 많이 의지를 했을 것이다. 평소 너무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 . 그 순간들이 좋았다. 연기를 하면서 ‘눈으로 쌍욕을 하라’라고 연기적인 조언도 해 주셨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극 중 주애처럼 방효린도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긴 호흡의, 많은 분량을 소화하기 위해 해야 하는 체력 관리 등 연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배우고, 느꼈다. ‘부담감보다는 즐거웠다’고 말한 방효린이지만, 촬영 내내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도 지양하며 ‘애마’에 오롯이 매달리며 가능성을 넓혔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이번에 좀 더 파악하게 됐다. 캐릭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는 것도 이번에 깨달았다. 원래도 조용한 성격인데, 작품을 하며 더 심해진 면도 있는 것 같다. 대신 주애를 하면서 ‘해낼 수 있구나’라는 큰 용기를 얻었다. 어떤 것에 맞서 싸우는 힘에 대해서도 느꼈다. 그런 친구가 내 옆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니 ‘나도 그런 사람이 돼야지’라는 생각도 한다. 소중한 친구를 만난 것 같다.”
‘애마’ 이후의 행보 역시, 담담하게 풀어나갈 계획이다. 큰 작품에서, 주연 역할을 소화했음에도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한 방효린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연기에 대한 진심’ 하나만으로 ‘애마’를 완성도 높게 소화한 방효린의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애마‘ 이후 무언가를 바꾸거나 어떤 새로운 마음을 먹은 건 아니다.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같다.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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