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가슴 좀 그만 만지자" 유독 그곳만 빛바랜 동상 결국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 때문에 가슴 부분만 변색된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명물 '몰리 말론' 동상 주변에 화단이 설치된다. 동상을 보호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SNS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더블린 시의회는 동상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화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몰리 말론 동상은 1988년 더블린 거리에서 생선을 팔던 가상의 인물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그녀는 영국 식민 통치 시절 아일랜드에서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던 노동 계급을 상징한다. 몰리 말론이 열병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그의 삶을 토대로 만들어진 아일랜드 전통 민요도 유명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관광객 사이에서 '동상의 가슴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퍼졌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이 동상의 가슴을 만지거나 사진을 찍는 게 일종의 '관광 루트'로 자리 잡았다.

결국 동상의 가슴 부분만 표면이 벗겨지면서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에 시민들은 "몰리 말론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시 당국은 한시적으로 관리인을 배치해 감시까지 했지만 관리인이 부재할 때에는 여전히 관광객들이 가슴을 만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었다.

의회는 "화단 설치 후에도 효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모니터링을 거쳐 동상을 옮기는 등 다른 조치를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