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 장세 끝났나...투자심리 '흔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5.09.01 13:35  수정 2025.09.01 13:42

11만 달러 선 붕괴 후 약세 흐름

ETF 자금 유출·이더리움으로의 자금 이동까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 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11만 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며 한 달 전과 비교해 약 5% 하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때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던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순유입세가 둔화되고, 비트코인을 떠난 자금이 경쟁 관계인 이더리움으로 이동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조정 국면이 장기화횔수 있다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55% 하락한 10만7551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37% 하락한 수치다.


특히 가격 상승의 주역이었던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약 1760억원이 순유출되며 투자 심리 위축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리얼비전의 애널리스트 제이미 쿠츠는 "이번 사이클은 과거처럼 포물선형 급등이 아니라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양상"이라며 "가장 큰 수요 동력인 비트코인 보유 기업들과 ETF에서 뚜렷한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어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금리 인하, 중국의 경기 부양 등 다음 유동성 공급이 예상되는 4분기 전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이 이더리움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포착됐다. 온체인 애널리스트 윌리 우는 "이더리움으로의 일일 자금 순유입 규모가 9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자금 이동은 일부 초기 장기 투자자(OG)들의 대규모 매도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널리스트 테드는 "한 익명의 비트코인 OG가 최근 2주간 3만2000개의 비트코인(약 38억 달러)을 매도한 뒤 87만개의 이더리움을 매수했다"며 "이 고래가 보유한 나머지 5만 BTC 역시 이더리움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구체적인 매도세가 확인되면서 다른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크립토퀀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줄리오 모레노는 "단기 가치평가 관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이 11만2000 달러를 빨리 회복하지 못한다면 하방 지지선은 10만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명 가상자산 트레이더인 샘 프라이스는 "비트코인은 신고점 경신 이후 3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주 주간 종가가 11만4000 달러 아래에서 형성되면 하락 폭이 더 커져 10만3000 달러대까지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55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애널리스트 렉트캐피털 또한 "비트코인이 11만 4000 달러 지지선을 회복해야 장기간 조정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해당 가격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글래스노드는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현물 누적 체결량 변화(CVD)가 중립으로 회귀했다"며 "이는 11만1000 달러 부근에서 현물 투자자들의 확신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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