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못 피한 ‘악성 미분양’…강동·강서구 등 ‘빈집’만 700가구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8.30 07:00  수정 2025.08.30 07:00

7월 711가구…약 12년來 최대치

60㎡이하 소형주택·나홀로 입지 다수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 뉴시스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서울에서도 주택을 지어 놓고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며 700가구를 넘어섰다. 주로 강동구·강서구·도봉구 등에서 빌라나 오피스텔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준공 후 미분양은 711가구로 전월 대비 6.6%(44가구) 늘었다. 이는 지난 2013년 9월(808건) 이후 11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로 서울 전체 미분양(1033건)의 68.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7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057가구로 전월 대비 1.3%(341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3개월 증가세를 이어가다 지난 6월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서울 역시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서울 준공 후 미분양(667건)을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동구(328건·49.2%)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강서구(145건) ▲도봉구(66건) ▲구로구(59건) ▲광진구(32건) ▲강북구(13건)가 뒤를 따랐다.


대부분 전용 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에 집중됐다. 전용 면적 40~60㎡는 370건(55.5%), 40㎡ 이하는 252건(37.8%)이었다. 준공 후 미분양이 가장 많은 강동구의 경우도 대부분이 전용 40㎡(207가구· 63.1%)와 전용 40~60㎡(121가구·36.9%) 물량이었다.


주로 소형 면적에 나홀로 단지 위주로 분포됐으며 상대적으로 고분양가인 곳들이 미분양 신세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강동구에서는 지난해 4월 입주한 길동에 위치한 강동 중앙하이츠시티의 경우, 전용 44~49㎡ 크기의 주택을 분양했는데 46.68㎡ 8가구를 끝내 분양하지 못했다.


당시 분양가는 7~8억원대였는데, 인근 시세보다 3억~4억원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길동 퍼스원시티도 22.34㎡ 면적 45가구가 나왔으나 단 한 채도 분양되지 못했다. 현재는 8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강서구는 ▲화곡동 화곡더리브스카이 아파트(30㎡·6가구) ▲등촌동 등촌지와인 아파트(59㎡·4가구) ▲내발산동 마곡에이치밸리움(50㎡·2가구) ▲내발산동 우장산동문디이스트(44㎡·30가구) 등 4단지가 남았다.


한강변 등 서울의 핵심 지역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조망권과 쾌적한 주거환경, 풍부한 생활 인프라를 바탕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어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의 주택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외곽 지역이나 소규모 단지는 투자나 거주 선택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서울에서조차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했다는 것은 나홀로 단지거나, 입지 등 상품성에 현저히 문제가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소비자들은 이러한 상품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는 한 서울의 악성 미분양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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