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칼' 열풍 거세다…스토리 빈틈 채운 압도적 체험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8.28 07:49  수정 2025.08.28 07:49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작 중 최단 속도로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는 ‘좀비딸’(6일), ‘미키 17’(10일),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12일)보다 앞선 기록으로, 한국 영화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이 보여주기 힘든 흥행 속도다.


일본에서는 한 달 먼저 개봉해 이미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7월 18일 공개돼 개봉 8일 만에 흥행 수입 100억 엔을 돌파했다. 일본 영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다.


이어 개봉 38일 동안 누적 관객 1982만 명, 흥행 수입 280억 엔 이상을 기록하며 ‘타이타닉’(277억 엔)을 제치고 일본 역대 흥행 수입 3위에 올랐다. 현재 1위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407억 엔), 2위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316억 엔)이다.


국내에서도 전작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222만)의 성과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 ‘스즈메의 문단속’(558만) 기록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작품은 혈귀의 본거지 ‘무한성’에서 귀살대와 최정예 혈귀들이 맞붙는 최종 결전 제1장을 다룬다. 흥행을 이어가고 있으나 작품이 호평 일색만은 아니다. 초반부터 감정을 몰아붙이는 전개가 강약 조절 없이 이어져 피로감을 준다는 지적이 있다. 여기에 회상 장면과 신파적 요소가 과도하게 반복되고, 캐릭터마다 개별 서사를 부여하면서 극의 흐름이 산만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한히 확장되고 뒤틀리는 성 내부, 인물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 스크린을 가로지르는 카메라 워크는 극장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몰입감을 만든다. 무한성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독립적 캐릭터처럼 기능한다. 천장이 바닥으로, 복도가 벽으로 전환되는 전복적 구조와 일본식·서양식 요소가 혼재된 내부는 시각적 압도감을 완성한다.


여기에 빠른 속도로 박력 있는 전투 신이 더해지며 화면의 긴장감이 극대화된다. 전투 장면은 카메라 워크와 맞물리며 공간의 변화와 액션을 동시에 보여주어, 애니메이션이 구현할 수 있는 역동성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시각적 성취가 예측 가능한 이야기를 극복하고 결국 관객을 극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 중이다.


이는 흥행 신드롬을 넘어 OTT로 손쉽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대에도 극장이 여전히 선택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애니메이션의 진화를 증명하는 동시에, 영화가 앞으로 어떤 차별화를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단서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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