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워싱턴 범죄 단속 논란…만취해 “대통령 죽이겠다” 했다고 잡아들여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8.25 20:31  수정 2025.08.26 03:41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14번가에서 주방위군과 경찰,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수도 워싱턴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군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 활동을 벌이면서 과도한 법 집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인 체포 권한이 없는 주방위군이 총기까지 소지한 상태로 순찰 활동을 하면서 도시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있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을 위해 워싱턴DC에 배치한 연방 요원과 주방위군들은 단속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사람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지방법원에 갈만한 경범죄가 연방법원까지 가야 하는 중범죄로 부풀려지고 있는 것이다.


식당 조명을 깨뜨려 단순한 재산손괴 혐의로 체포됐던 에드워드 다나의 경우 연행 과정에서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한 혐의’가 추가되며 연방법원에 넘겨졌다. 술에 취한 그가 경찰차 뒷좌석에 앉아 “나는 파시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헌법을 수호할 것”이라며 “그건 당신들을 죽이고 대통령을 죽이고 우리 헌법을 방해하는 사람을 누구든 죽인다는 뜻”이라고 소리쳤다.


경찰의 보디캠에 녹화된 다나의 발언은 비밀경호국(SS)에 통보됐고 비밀경호국은 그를 대통령 위협 혐의로 기소했다. 다나의 변호사는 “그는 위험한 인물이 아니다”며 “진정한 위협은 거리를 돌아다니는 연방 요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 비겔로는 지난 19일 문이 열린 자동차에 앉아 있다가 ‘개봉 용기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과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 이민세관단속국(ICE), 국무부 외교안보국 등에서 온 법 집행관들이 한꺼번에 나타나 차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알코올 음료가 담긴 컵’이 발견된 것이다.


미 대부분의 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주류가 담긴 개봉된 용기를 소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수갑이 채워진 비겔로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요원들과의 ‘신체 접촉’이 발생하자 그에게 ‘연방 공무원에 대한 폭행과 저항 또는 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단순한 경범죄가 졸지에 최대 징역 8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연방 중범죄자로 둔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워싱턴DC에 있는 공원경찰 시설을 찾아 시내 치안활동을 하는 사법 요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슈퍼마켓에서 권총 두 자루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된 토레즈 라일리 사건은 검찰 내부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찰이 신체·소지품의 부당한 수색을 금지하는 미국 수정헌법 제4조를 위반하고 라일라의 가방을 불법 수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건 담당 검사는 라일리의 혐의를 기각하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제닌 피로 워싱턴 연방지방검찰청장은 가능한 가장 중한 혐의로 기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피로 검사장이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하 직원들에게 사건을 기소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며 이에 대한 검찰 내부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범죄 단속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며 시카고를 포함한 다른 도시에도 같은 치안 모델을 적용할 의사를 밝혔다. 2200명이 넘는 워싱턴 주둔 주방위군은 24일부터 총기를 소지한 채 순찰을 돌고 있다. NYT는 “이번 단속은 (트럼프 정부 단속) 효과를 인위적으로 부풀리려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과도한 체포와 기소는 향후 경찰의 범죄 수사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