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양양 등 지방공항 9곳 만성적자 ‘여전’…5곳은 손실 폭 증가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08.22 06:00  수정 2025.08.22 06:00

작년 총 40억 적자…여객수 30만명 미만도 4곳

경영난으로 인한 안전관리 역량 부족 야기 우려

수익성 회복 필요에도 신공항 건설 이슈는 -ing

지난해 5월 울산 북구 소재 울산공항 여객청사 전경.ⓒ연합뉴스

국내 지방공항 13곳 중 9곳의 공항이 여전히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부가 흑자로 전환했으나 대다수가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취약한 재무구조로 인해 안전 관리 소홀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항공업계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전국 15개 공항 중 수도권에 위치한 인천과 김포를 제외한 13개 지방공항은 지난해 39억88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전년(2023년·-149억8400만원) 대비 적자 규모가 73.4% 줄어든 것이지만 이는 청주공항의 드라마틱한 흑자전환(-71억9800만원→37억5900만원)에 따른 효과일 뿐 대다수 공항이 손실을 면치 못했다.


적자를 시현한 9개 공항 중 울산·양양·광주·사천·원주 공항 등 5곳은 오히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울산이 약 10억원 가량(-156억550만원 → -165억2000만원) 적자 규모가 커진 가운데 양양(-180억9000만원→-184억8700만원)·광주( -60억5200만원 → -67억5100만원)·사천( -60억1000만원→-60억7300만원)·원주(-42억6700만원 → -43억700만원) 공항이 모두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손실 금액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수(-180억9000만원→-163억9600만원)·군산(-46억4000만원→-38억9100만원)·무안(-216억4000만원→-194억9100만원) 공항 등은 손실 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 지방공항 13곳 당기순이익 그래프. <자료: 한국공항공사>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남아있던 지난 2022년 13개 공항의 당기순손실(684억9200만원)과 비교하면 매년 전반적으로는 손실 규모 개선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공항별로 편차가 큰 상황인 것이다.


여객 수 등 운항실적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항공 여객 수가 3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곳도 사천(23만8154명)·포항경주(25만3765명)·원주(20만4408명)·양양(1만7897명) 등 4곳이나 됐다. 특히 양양은 2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활주로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곳들도 많다. 지난 2023년 기준 무안(1.1%)·사천(1.1%)·원주(1.2%)·포항경주(1.5%) 등은 1%를 간신히 넘겼고 군산공항은 0.8%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러한 지방공항의 저조한 운영과 실적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교통수단 발달로 항공 수요가 감소한 데다 수요 대비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무분별하게 공항을 신설한 점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양양·무안·사천 공항등이 언급된다. 양양 공항의 경우, 거점항공사 플라이강원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적자가 쌓였고 사천 공항의 경우 하루 운항편수가 5편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방 공항의 경영난은 인력 운용 등 안전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다.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적자 누적이 지속되면 관제 시스템, 조류 퇴치 장비, 점검 인력 등 안전관리 역량 부족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말 제주항공 사고가 발생했던 무안공항은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이 4명에 불과했다. 청주공항은 10년이 넘은 구형 장비에 의존해 조류 퇴치에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수익성 회복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지역 숙원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신공항 건설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가덕도신공항,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국제공항, 울릉공항, 백령공항, 서산공항 등의 건설이 추진 또는 검토되고 있다. 지방 공항 건설은 고속도로나 철도 등 다른 사회간접자본(SOC)과 달리 전액 국비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한때 지방공항들의 경영난이 가중됐지만 최근 들어 이익이 점차 개선되는 추세”라며 “지난해 흑자 전환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향상된 공항도 있으며 각 공항 내부적으로도 경영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