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이비샤크' 미국 전역 순회
티니핑·베베핀, 글로벌 플랫폼 타깃 최적화
“뚜루루뚜루~ 아기상어!”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 멜로디의 주인공 '아기상어'는 K-키즈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상징하는 대표 IP로 성장했다. 유튜브 조회수 140억 회를 돌파한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를 시작으로 ‘핑크퐁’, ‘하츄핑’, ‘콩순이’, ‘시크릿쥬쥬’, ‘베베핀’, ‘티니핑’ 등 국내 키즈 콘텐츠들이 세계 어린이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었다. 케이팝(K-POP)과 영화,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가 이야기되고 있지만, 전 세계 미래 세대도 한국 콘텐츠에 푹 빠져 있는 셈이다.
현재 가장 뜨거운 키즈 IP는 단연 ‘캐치! 티니핑’이다. 2020년 TV 방영을 시작한 이 시리즈는 감정의 왕국 공주인 로미가 감정 요정 종족인 티니핑들을 만나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티니핑의 종류는 눈에 띄게 늘어나 현재 107종에 이른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감정을 상징하며 하츄핑은 ‘사랑의 티니핑’, 아자핑은 ‘용기의 티니핑’, 아잉핑은 ‘부끄러움의 티니핑’, 시러핑은 ‘거절의 티니핑’처럼 이름과 성격이 직관적으로 연결된다. 감정을 캐릭터화한 이 구조는 유아 시청자들에게 감정 이입을 유도하고, ‘나만의 티니핑’을 모은다는 수집 욕구까지 자극한다. 이에 따라 티니핑 피규어를 반복적으로 사게 되는 구조가 형성됐고, “파산핑”, “등골핑”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소비 현상도 함께 따라붙었다.
‘티니핑’의 인기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먼저 입증됐다.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13억 회를 넘었고, 지난해 넷플릭스 공개 당시 국내 키즈 부문 1위는 물론 북미와 호주 등에서도 글로벌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IP의 확장성을 입증했다.
올해로 3주년이 된 ‘베베핀’의 기세도 막강하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생활 밀착형 싱어롱 뮤지컬’이라는 테마로, 5인 가족의 일상을 그린 3D 애니메이션 ‘베베핀’은 2022년 4월 론칭 이후 유튜브 누적 조회수 370억 뷰, 구독자 6300만 명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유튜브에서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힌디어 등 14개 언어로 운영되며,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미국 포함 11개국 넷플릭스 키즈 부문 1위 및 25개국 글로벌 10위권에 올랐다.
그간 K-키즈 콘텐츠는 ‘뽀로로’로라는 히트작 이후 후속 IP 부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유아 중심 소비 구조의 한계를 지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티니핑’과 ‘베베핀’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을 타깃으로 기획과 포맷을 최적화하고, 시청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하며 콘텐츠를 다국어로 변환, 문화 감수성까지 반영해 현지화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뮤지컬 및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IP를 확장했다.
2017년 ‘핑크퐁과 상어가족’ 뮤지컬로 무대에 진출한 더핑크퐁컴퍼니는 2018년 국내 키즈 뮤지컬 업계 최초로 해외 시장에 발을 디디며 IP 확장의 가능성을 열었다. 2019년에는 북미 투어에 나서 총 45회 공연, 9만3000석 이상을 채우며 글로벌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지난해 뮤지컬 ‘베이비샤크 빅 브로드웨이 투어’를 제작해 아이오와, 오하이오, 미네소타,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미국 전역 34개 도시를 순회했고, 일본에서는 ‘베이비샤크: 히든 트레저’, 홍콩에서는 ‘베베핀 라이브 베드타임 어드벤처’를 선보이며 공연 무대를 세계로 확장했다.
이 같은 글로벌 확장 기조는 일본 시장 공략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일본 법인을 거점으로 캐릭터 강국 현지에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2년 현지 키즈카페 ‘리틀플래닛’ 팝업스토어에서 12만 8000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인기를 입증한 데 이어, 편의점 로손 1만 4000개 지점에서 캐릭터 제품을 판매하고 사운드북 누적 판매 13만 권을 기록했다. 올해는 웹툰 ‘문샤크: 상어가 스타성을 타고남’을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에 론칭하고, 도쿄·치바·고베 등 주요 도시에서 뮤지컬 공연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와 오프라인 체험 공간을 결합한 팝업 테마파크를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SAMG엔터테인먼트도 인기 IP를 기반으로 완구, F&B, 패션, 코스메틱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특히 ‘캐치! 티니핑’은 2021년 중국 진출 이후 글로벌 팬덤을 빠르게 넓혔으며, 2025년 1분기 라이선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76억 원을 기록했다. ‘오로라핑 캐슬하우스’ 등 주력 완구 판매 호조와 팝업스토어 확대 방식의 계약 다변화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하나의 인기 캐릭터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캐릭터를 확장 가능한 세계관으로 설계하고, 음악, 장난감, 극장판, 공연 등 다양한 접점으로 이어지는 IP 비즈니스 전략로 K-키즈 콘텐츠의 힘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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