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끝판왕 오승환 "잔혹한 마무리, 다시 태어나면 하지 않을 것"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8.07 21:47  수정 2025.08.08 15:21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무리 투수 중압감에 따른 고통 고백

오승환 ⓒ 뉴시스

막강한 ‘돌직구’를 던지던 ‘끝판왕’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에게도 마무리 보직은 너무나도 큰 부담이었다.


오승환 7일 인천 송도 오라카이 송도파크 호텔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무리투수는 정말 잔혹할 정도로 평가받는 자리다. 선발 투수든 타자든 마무리 투수보단 무조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오승환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 마무리다.


2005년 2차 1라운드(5순위) 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통산 737경기 427세이브(44승33패 19홀드 평균자책 2.32)를 따냈다. 2006년과 2011년 각각 47세이브를 올리는 등 4차례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KBO리그 마무리 관련 대부분의 기록을 보유한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마무리로 활약했다.


6일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은 “제 나이가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 갑작스레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올 시즌에도 팀을 돕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했지만, 몸에 이상이 계속 느껴지면서 자연스레 은퇴 생각을 하게 됐고, 제가 먼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친 오승환은 "경기 마치고 항상 응원을 해주시고 연락 왔던, 첫 번째로..그분(어머님)이 이제 안 계신다라는 게 (은퇴 결정하는데) 가장 컸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은퇴 발표 전날인 지난 5일, 은사인 선동열 전 감독에게 먼저 전화로 은퇴 의향을 알렸다.


지난 주말 구단 사무실에서 유정근 구단주 겸 대표이사와 면담을 하고 은퇴 의사를 전했고, 삼성은 6일 오승환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올 시즌 재기를 노렸지만 2군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구위 회복을 하지 못한 오승환은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오승환 ⓒ 뉴시스

“아직 공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남은 시즌 1군 마운드에 한 번 오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오승환은 향후 엔트리 등록 없이 1군 선수단과 동행한다. 1세이브만 추가하면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 고지를 밟는다.


팬과 구단을 향한 고마움을 몇 차례 표시했다. 오승환은 “나는 선수로서 복을 많이 받았다. 등번호 21번이라는 숫자대로, 선수 생활을 21년 했다. ‘21’을 뜻깊게 만들어주신 구단과 팬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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