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변태'로 돌아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뷰티풀 스트레인저스' [MV 리플레이⑬]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7.30 14:00  수정 2025.08.01 16:11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안무,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담은 핵심 매체로 작용합니다. 케이팝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의성 있는 뮤직비디오를 대상으로 서사 구조, 시각적 미학, 미장센을 분석해 작품의 함축된 메시지를 조명합니다. <편집자 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뷰티풀 스트레인저스' MV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21일 정규 4집 '별의 장: 투게더(TOGETHER)'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뷰티풀 스트레인저스'(Beautiful Strangers)는 뮤직비디오는 공개 9일 만에 2200만뷰를 넘겼다. 리스너들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만의 감성적인 음악색이 잘 담겼다는 평을 남겼다.


줄거리


푸른 들판에서 다섯 멤버가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뛰어다닌다. 이와 동시에 화면이 전환되고 멤버들은 지친 표정으로 어두운 밤 거리를 헤맨다. 인파에 치이던 멤버는 서로의 손을 잡고 도망치고, 한 곳에 모여 주문을 외는 듯한 포즈를 취한다.


해석


아포칼립스 세계관 속에서 평화를 찾아가는 멤버들의 여정을 담았다. 멤버들은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 속에서 방황하고, 높은 빌딩의 전광판에는 '시스템 경고: 카운트다운 진행 중'(System alert: Countdown in progress) '시스템에 복종하라'(obey the System) 등과 같은 문구가 게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멤버들은 자신을 감시하는 CCTV의 빨간 불빛을 피해 숨고, 모자를 뒤집어 쓴다. 광장에서 멤버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도 복면을 써 신원을 알 수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멤버들은 서로가 서로의 구원자가 된다. 서로의 손을 잡고 익명의 인파 속에서 도망치고, 다섯 멤버 전원이 모여 손을 잡자 멤버들의 등에서 푸른 빛이 반짝인다. 다섯 명이 올라탄 자동차가 급하게 멈추자 화면이 전환되고 영상 초반부 나왔던 멤버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비춰진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뷰티풀 스트레인저스' MV
총평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 언뜻 보면 계속해서 화면이 전환된 탓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주지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작품의 이해를 돕는 오브제가 다양하게 배치돼 있어 해석을 돕는다. 특히 영상 말미 '끝에는 출구가 없다, 네가 새로 만들지 않는 한'(THE END HAS NO EXIT, UNLESS YOU CREATE ONE)이라는 문구가 아주 빠르게 스쳐가는데, 이를 포착한다면 작품을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우선 'END'를 '종말'로 볼 경우, 판옵티콘이 세상을 지배하는 위기 속에서 다섯 멤버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주문을 외운 뒤 다른 세계로 이동해 자유를 되찾는 줄거리로 해석이 가능하다.


'END'를 의미 그대로 '끝'으로 볼 수도 있다. 이때 해당 문구는 작품 속 다섯 멤버가 아닌 뮤직비디오 시청자를 향한 메시지가 된다. 뮤직비디오가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터라 다섯 멤버들이 치열한 카체이싱 끝에 탈출에 성공한 것일지, 아니면 결국 탈출에 실패한 채 이상을 꿈꾸는 데에 그쳤는지는 시청자 스스로 '만들어'(CREATE) 볼 수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렇게 해석할 경우 이번 앨범의 부제 '투게더'와도 통하게 되는데, 리스너까지 함께 서사에 참여하는 구조를 완성시키며 의미를 더한다.


이처럼 하나의 뮤직비디오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덕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아주 잘 드러나게 됐다. 멤버들의 역량도 돋보이는데, 과감한 카체이싱도 잘 소화하지만 몽환적인 표정과 제스처도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여러번 돌려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한줄평


N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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