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흔들리는 극장가, 끄떡없는 특수관…질적관람 시대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5.07.30 11:39  수정 2025.07.30 11:40

팬데믹 이후 특수상영관·특별관은 증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의 발길은 예전만큼 극장을 찾지 않는다. OTT 확산과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가 맞물리며, 전통 극장 산업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실제로 '202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은 1조 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 원) 감소했고, 관객 수도 1억 2313만 명으로 1.6%(201만 명) 줄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반적 하강 국면 속에서도 특수상영관은 예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돌비시네마는 2020년 연간 관객 수가 3만 명 수준에 그쳤지만, 2023년에는 60만 명까지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30만 명이 찾으며 누적 관객 220만 명을 돌파했다.


CGV는 지난 7월 첫 주말 ‘F1 더 무비’와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4DX 주말 좌석 판매율이 각각 87%, 77%에 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2년 ‘아바타: 물의 길’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두 영화의 일반관 평균 주말 점유율이 약 30%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 흐름에서도 뚜렷하다. 팬데믹 이후 전국 극장 수와 스크린 수는 줄었지만, 특수상영관과 특별관은 오히려 증가했다. 2020년 382개에 불과했던 특별관은 2024년 1,152개로 세 배 가까이 늘었고, 기술 중심 특수상영관도 126개에서 133개로 증가했다. 이에 발맞춰 메가박스도 돌비 시네마와 돌비 비전+애트모스 특별관을 통해 프리미엄 상영 경험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이러한 특수관 선호는 갑작스러운 변화라기보다, 팬데믹 이후 본격화된 '선택적 관람' 트렌드와 맞물려 점진적으로 자리 잡아온 흐름이다.


리클라이너 좌석·개별 공간 중심의 편의형 특별관과 돌비·아이맥스·4DX·스크린X 등 몰입 경험 기반의 기술관 이왕이면 질적으로 더 관람하기 좋은 환경에서 보고싶다는 관객 심리에 부응하며 극장 소비 구조의 질적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 상황만 보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한 영화 관계자는 "'F1 더 무비’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같은 영화들이 특수기술관에서 선방한 건 맞지만, 외화 개봉작들 전반적으로 힘이 붙지 않고 있다.올해 외화 1위가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인데, 그것도 300만 명대에 그쳤다. 특수관이 버텨주긴 하지만, 거기에 걸릴 만한 작품이 계속 안 나오면 얘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관람 환경이 좋아져도, 안에서 소비될 수 있는 작품이 꾸준히 나와주는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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