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호남 집중호우…수박·애호박·가축 피해 직격탄
본격 폭염에 물가 상승 불가피…대형마트 "수급 불안 최소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수박을 고르고 있다.ⓒ뉴시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내린 전국적 폭우가 지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밥상 물가에 또 비상등이 커졌다.
특히 집중호우 뒤 폭염이 이어질 경우 과수 열매 터짐과 농작물 생육 부진, 병충해 증가 등의 피해가 발생하며 가격이 인상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추석 물가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작물 침수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 총 2만9448ha로 집계됐다. 이는 축구장 4만1243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벼 피해가 2만5517㏊로 전체의 87% 이상을 차지했다. 벼는 전체 재배면적의 3.7%가 피해를 입었다.
또한 논콩(2108㏊), 고추(344㏊), 딸기(162㏊), 멜론(145㏊), 대파(132㏊), 수박(132㏊), 포도(105㏊) 등이 침수됐다.
애호박, 고추 등 충청도 지역에서 출하되는 작물에서 하우스가 망가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고, 상추 주산지인 논산에서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경남 산청에서는 대파 밭이 물에 잠겼다.
가축 피해도 심각하다. 닭이 145만 마리로 가장 많고 오리(15만1000마리), 돼지(775마리), 한우(588마리), 젖소(149마리) 등 다수 축종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농작물 대부분이 이미 이른 폭염으로 가격이 오른 상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박이다. 한국농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수박 한통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3만1374원으로 전년 대비 26.3% 비싸졌다.
멜론도 한 통에 9970원으로 1년 전보다 15.8% 높고, 깻잎은 100g당 2071원으로 평년 대비 19.8% 높은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폭우로 채소 및 과일류의 하우스 시설이 망가진 데다 이번주부터 또다시 폭염이 예보돼 물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폭우 뒤에 폭염이 바로 이어진다면 농작물은 병충해, 짓무름 등의 피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채소류 역시 침수 피해 외에도 폭우로 인한 일조량 감소, 작업 지연 등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농산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는 이번 폭우가 충청·호남 지방에 집중되고 수박 주요 산지인 충남 부여 지역에서도 일부 침수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수박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트는 폭염 및 장마에 대비해 강원도 양구, 봉화, 진안, 영양 등 평균 해발 300m 이상 고산지 수박인 ‘산(山) 수박’을 이달 말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산 수박은 산기슭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자라 과육이 아삭한 것이 특징으로, 당도 11브릭스 이상만 선별해 판매하며, 전년 대비해 물량 20~30%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마트는 아삭한 복숭아(아삭이) 품종 물량을 확대한다.
아삭한 복숭아 품종은 상대적으로 황도·백도류의 부드러운 복숭아 대비 과육이 단단해 여름철 장마나 폭염 등 이상 기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상품성을 유지하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롯데마트는 부여 산지에서 출하된 ‘씨적은 수박’을 판매하고 있으며, 피해에 따른 수급 차질에 대비해 양구, 어상천, 봉화 재산 등 고지대에 위치한 대체 산지로부터 물량을 확대해 수급 불안정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노지 배추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여름 폭염 및 폭우를 대비해 저장 배추 물량을 지난해 여름 대비 약 2배 확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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