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63% “퇴직연금은 종잣돈...안정적 관리 선호”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07.17 11:00  수정 2025.07.17 11:00

경총 ‘2025 직장인 퇴직연금 인식조사’ 결과

“원리금보장형 위주 운용은 정보 부족 때문”

서울 대흥동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 전경. ⓒ한국경영자총협회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들의 원리금보장형 운용 비중이 높은 것은 무관심 때문이 아닌 적립금 자체를 ‘안정적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17일 발표한 ‘2025 직장인 퇴직연금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에게 퇴직연금은 ‘안정적 자산’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 1003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은 결과 “은퇴 후 인생을 위한 ‘종잣돈’으로서 가능한 안정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62.8%로 가장 높았다.


“적립금의 일부는 투자를 위한 ‘여윳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0.2%, “손실 위험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률을 위해 ‘투자자금’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7.0%였다.


적립금 운용에 대한 직장인의 관심은 의외로 높게 나타났다. 적립금 운용에 대해 “관심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7.1%,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33.6%,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한다”는 응답은 9.3%였다.


적립금 운용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 90.7%에 달해 단지 가입자들이 무관심해서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한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고 경총은 설명했다. 또 ‘정보 부족’ 문제 해소에 정책적 역량을 쏟는다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적립금 운용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총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적립금 운용방법으로는 ‘안정투자형(저위험)’이 50.1%로 가장 높았고 ‘원리금보장형(초저위험)’ 22.5%, ‘중립투자형(중위험)’ 21.2%, ‘적극투자형(고위험)’ 6.2% 순이었다.


‘원리금보장형’보다 ‘안정투자형’이 두 배 이상 높게 나온 것은 지금까지 ‘위험수준’으로만 표시해 온 포트폴리오 상품 명칭을 ‘투자형태’가 드러나도록 지난 4월 일괄 개정한 데 따른 개선효과로 분석된다.


미래 퇴직연금 수령계획과 관련해 “일부는 일시금, 일부는 연금으로 받겠다”는 응답은 37.7%, “적립금 전부를 매달 연금으로 받겠다”는 응답은 32.3%, “적립금 전부를 한 번에 일시금으로 받겠다”는 응답은 30.0%였다.


적립금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미래 연금수령 기대치는 높은 만큼, 실제 연금수령 비율이 낮은 지금의 현상(2023년 수급개시 계좌의 10.4%)은 일시금 수령을 숙려 또는 자발적으로 이연시킬 수 있는 지원제도를 마련한다면 상당 부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경총은 기대했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예상 사용처로는 생활비(24.9%), 주택자금(20.1%), 대출상환(17.6%), 투자자금(12.8%), 병원·요양비(11.0%), 자녀 관련 지출(10.2%), 창업(2.8%) 순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가입 직장인의 대부분은 퇴직연금 외 개인 재테크 수단을 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별도의 재테크 수단이 “없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으며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은 예금·적금(31.9%), 주식·펀드·채권(23.5%), 보험·연금(18.0%), 금·달러(10.5%), 부동산(8.3%), 가상자산(4.8%) 순이었다.


퇴직연금이 아니더라도 직장인 대부분은 예금·적금 등 안정적인 재테크 수단을 선호하면서 주식과 보험, 연금, 외화, 부동산, 가상자산 등 복수 자산에 ‘분산 투자’해 수익성과의 균형을 모색하는 경향을 보였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원리금보장형 위주 운용은 가입자의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안정적 투자성향이 반영된 결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형식적인 법정 가입자교육을 투자·운용 중심으로 내실화해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능동적 자산배분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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